쿠팡플레이 유튜브 캡처손목이 체인으로 묶인 남녀가 싱글 침대 하나만 있는 방에서 단둘이 밤을 보낸다. 한번 체인을 묶게 되면 운전할 때를 제외하고는 해제음이 울릴 때까지 체인을 벗을 수 없다.
지난달 16일 처음 공개된 쿠팡플레이 '체인리액션'은 게임과 미션을 통해 커플로 매칭된 8명의 남녀가 낮과 밤을 함께 보내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다. 출연진은 한 침대에서 나란히 자게 될 뿐 아니라 파트너가 화장실에 갈 때도 문고리에 묶여 있어야 한다.
점점 더 자극적인 설정으로 치닫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체인리액션'의 제작진은 "체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타인과 얽히고설키는, 그런 감정의 변화를 지켜보고 싶었다"고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밝혔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고 개인 생활을 침범하는 규칙이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웨이브 유튜브 티저 영상 캡처오는 14일 공개되는 웨이브 연애 예능 리얼리티 '잠만 자는 사이'도 벌써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잠만 자는 사이'는 출연진이 이름, 나이, 직업, 속마음 등을 모두 숨긴 채 생활하다가 저녁 6시에서 새벽 6시 사이에 이뤄지는 '밤 데이트'에 매칭되면 상대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데이팅 예능이다.
웨이브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된 이 프로그램의 티저 영상은 '낯선 이와 보내는 뜨거운 밤', '자보고 만남 추구', '진짜 MZ들의 사랑법' 등의 홍보 문구와 함께 도발적인 말을 주고받는 남녀의 모습을 담았다.
아슬아슬한 수위의 영상에 시청자들은 '유해하다', '선 넘었다', '하다 하다 별의별 연애 프로그램이 다 나온다' 등의 댓글로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디즈니+·JTBC 제공무리한 설정과 신선함을 줄타기하는 예능들도 나오고 있다.
오는 13일 공개되는 JTBC '결혼에 진심'은 결혼을 원하는 남녀가 일주일간 혼숙을 하고 결혼 상대를 정해 100일 안에 결혼에 골인하는 과정을 담는다.
지난 5일 공개된 디즈니+ '핑크라이'는 각자 숨기고 싶은 사실을 하나씩 숨기고 합숙하며 사랑을 찾아가는 남녀를 관찰한다. 연출을 맡은 김인하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편견 없는 판타지 공간을 만들면 거기서의 사랑은 어떨까 싶은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차별을 꾀하는 프로그램들이 아이디어 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연애에 진정성있게 다가가기보다는 눈길 끌기에만 급급한 모습도 보인다.
지난달 종영한 JTBC '러브 인'은 출연진의 지시대로 아바타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말하고 행동하며 다른 아바타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시도를 했지만, 시청자의 외면으로 0%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채널S '나대지마 심장아'는 친구 사이 우정과 사랑을 실험하기 위해 이성 친구인 출연자들을 섭외했지만 역시 화제 몰이에는 실패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은 남의 연애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자극적 설정을 내걸고 경쟁하면 계속해서 더한 자극을 찾게 되기 때문에 제작자들의 윤리적 고민과 자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