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광운 세종시의원은 11일 세종시의회 1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김미성 기자더불어민주당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이 같은 당 남성 시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광운 세종시의원은 11일 세종시의회 1층에서 브리핑을 열고 "그날 모 의원에게 성추행을 하고 차에 오르기 직전 저한테도 포옹을 하며 입에다 입맞춤했다"며 "입맞춤하지 않으려 밀어냈으나 일은 벌써 벌어지고 말았고, 저는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지만, 음주가 과해 애정 표현이 심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코로나로 엄중한 시국에 기저질환자인 저한테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입맞춤을 한 것은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측이 문제 삼고 있는 건 지난 8월 말 상병헌 의장이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시의원 교육 연수 후 회식 과정에서 비롯됐다. 상 의장이 더불어민주당 동료 남성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이어 피해자가 더 있다는 주장이 나온 셈이다.
앞서 상 의장이 국민의힘 세종시당을 향해 "성추행이라는 허위과장 프레임을 통한 정치공세를 당장 중단하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시당이 1인 시위를 하는 것은 성추행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상 의장 본인 개인의 성추행 사건이며, 이것을 당리당략으로 삼아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정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김 의원은 강조했다.
이어 "상 의장은 지금이라도 정식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물어 의장직 및 의원직을 사퇴하라. 국민의힘은 성추행 사건으로 고소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 세종시의회 제공김 의원의 추가 폭로에 대해 상병헌 의장은 "입장문 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상 의장은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지 17일 만인 지난 7일 공식 사과와 함께 입장문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그는 "처음 이 논란이 성추행이라는 오명으로 보도됐을 때만 해도, 한낱 해프닝으로 자연히 밝혀지고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다"며 "민주당의 이름을 딛고 세종시의회 의장의 자리에 있다는 무거움으로, 저는 해당 논란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고 밝혔다.
상 의장은 그러면서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논란을 의도적으로 오도하고 확대해서 이를 성추행 프레임으로 고착시키고 사건화하면서 특히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일련의 시도를 보면서, 더 이상 침묵이 답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세종시민과 민주당원에게 정직하게, 당당히 말씀드린다. 저는 결단코 그 누구에게도 성추행이라고 비난받을만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자리는 여야를 막론하고 시의회의원 전원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 나가자는 취지로 의장인 제가 마련한 자리였고, 회식 후 건물 밖으로 나와 모두에게 완전하게 공개된 장소였다"며 "50대 중반과 후반의 나이에, 중년의 남성들 사이에 성추행의 의도와 목적이 있을 수 없고, 저 또한 그러함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헤어지면서 남성 의원들끼리 서로 인사하고 얼싸안고 포옹하는 과정의 모습들을 성추행이란 어처구니없는 프레임으로 매도하는 상황에 깊은 유감과 비통함을 느낀다"고 상 의장은 밝혔다.
한편, 김광운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7명은 상 의장에 대한 윤리특별위원회 회부를 요구한 데 이어 상 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