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키움 히어로즈는 2022시즌 KBO 리그를 앞두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kt 위즈를 무너뜨린 오지환(LG 트윈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키움은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됐다.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 보강 요인이 많지 않았지만 키움을 통해 한 명의 슈퍼스타가 리그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가 증명됐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타격왕을 차지했던 '바람의 손자' 이정후(24)는 올 시즌 한 단계 더 발전한 기량으로 타격 5관왕을 차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KBO 리그에서 타격 5관왕이 나온 것은 2010년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을 석권하며 타격 7관왕에 올랐던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이후 처음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0.349), 타점(113개), 안타(193개), 출루율(0.421), 장타율(0.575) 등 공식 시상이 이뤄지는 5개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올렸다.
지난 시즌 타율 0.360을 기록하며 타율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통산 타율 0.342를 기록 중인 이정후는 정교한 타격에 장타력과 해결사 능력을 더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발돋움 했다.
이정후는 홈런, 타점, 장타율 부문에서 2017년 데뷔 후 한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이정후는 득점권 타율 부문에서도 0.387을 기록해 리그 1위를 차지했다.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도 58회로 리그 전체 선수 중 가장 많았다. 시즌 내내 꾸준했고 승부처에서는 더욱 강해졌다.
이정후의 5관왕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의 아버지 이종범 LG 퓨처스 감독 역시 만 24세에 타격 5관왕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종범 2군 감독은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소속으로 타율(0.393), 안타(196개), 득점(113개), 도루(84개), 출루율(0.452) 부문 1위를 차지해 5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이종범 2군 감독은 그해에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아버지가 프로야구 무대를 평정했던 나이 24세에 이정후가 부자(父子) MVP의 역사를 쓸지 관심이 모아진다.
나머지 타격 부문에서는 박병호의 이름이 눈에 띈다. kt로 이적한 해에 124경기에서 홈런 35개를 터뜨린 박병호는 이승엽을 뛰어넘어 역대 최다인 통산 6번째 홈런왕에 등극했다.
kt 위즈의 거포 박병호. 연합뉴스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거포 호세 피렐라는 102득점으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피렐라는 타율(0.342) 홈런(28개), 안타(192개), 타점(109개), 출루율(0.411), 장타율(0.565) 부문에서 모두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도루 부문에서는 KIA 타이거즈의 박찬호가 42개로 2019시즌 이후 3년 만에 다시 도루왕을 차지했다.
이정후가 타격 주요 타이틀을 휩쓸었다면 투수 주요 타이틀은 그의 팀 동료 안우진이 가져갔다.
안우진은 평균자책점(2.11), 탈삼진(224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이정후와 함께 키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탈삼진 224개는 두산 베어스의 아리엘 미란다가 지난 시즌 작성한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에 1개 모자란 기록이다.
안정된 마운드에 힘입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LG는 다수의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무리 고우석은 42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고 케이시 켈리는 16승으로 다승왕을 거머쥐었다. 정우영은 홀드 35개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승률 부문에서는 kt 엄상백이 0.846(11승2패)으로 1위에 올랐다.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를 차지한 SSG 랜더스는 단 한 명의 타이틀 1위도 배출하지 못했다. 에이스 김광현의 평균자책점과 승률 부문 1위 등극이 유력했지만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되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