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청 청사. 남구청 제공광주 남구청이 최근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한다며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에서 협약까지 체결했지만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정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데다 직접 투자가 불가능한 기업과 협약을 체결하는 등 엉터리 투자유치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광주 남구청은 지난 9월 28일부터 6박 9일간 해외 기업 투자 유치 등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해외 출장에 나섰다.
김병내 남구청장을 포함한 공무원 5명 등 총 6명이 출장길에 올라 모두 3800여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문제는 남구청의 투자 유치 행정 곳곳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남구청은 투자 유치 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자치단체가 기업과 업무 협약을 맺기 위해 필요한 기업신용도 조회 등 기업에 대한 꼼꼼한 사전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남구청은 또 광주 남구 에너지밸리산업단지에 입주할 가능성이 있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해야 하는데도 업무 협약을 맺은 기업은 엉뚱하게 건축이나 운동기구 개발 전문 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남구청이 협약을 맺은 기업은 남구에 직접 투자를 할 수 없어 남구에 직접 투자할 기업 소개를 돕겠다는 의향인 것으로 알려져 남구청이 이번 미국 출장의 성과로 미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월 30일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이 로스엔젤레스 시의회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광주 남구청 제공다른 자치단체 해외 투자유치 담당 직원들도 남구청의 허술한 투자 유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모 지자체 관계자는 "사전 절차가 완료된 뒤에 업무협약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업무 협약을 맺을 기업이 현지에서 어떤 기업인지 모른 채 해외 출장을 간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여기다 남구청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인(KOTRA, 코트라)에 미국 기업과 관련한 투자 유치 정보를 문의하지 않은 것은 물론 광주지역 기업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광주경제자유구역청과도 이번 미국 출장에 따른 해외 투자 유치 활동이나 미국 기업들과의 업무 협약 사항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거나 공유하지 않는 등 투자 유치 행정의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처럼 남구청이 철저한 준비 없이 허술하게 해외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엉터리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