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제공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앞두고 충북지역 자치단체 간에도 사전 준비에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방재정 확충 효과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인데, 자칫 특정 지자체로 기부금이 몰리는 쏠림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4일 충청북도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제외한 자치단체에 한해 최대 5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제도이다.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 공제되고 기부금의 30% 한도 내에서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
소멸 위기에 처한 일선 시군의 경우는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의 기회이자 답례품을 활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시.군들도 두 달도 채 남지 않는 사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영동군은 최근 도내에서 유일하게 전담 인력까지 배치했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도 실시했다.
증평군은 답례품으로 지역관광 쿠폰인 '증평 패스'를 개발했고 단양군도 지역사랑상품권을 관광시설 이용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은군도 법주사, 속리산국립공원 등과 협의해 템플스테이, 속리산 스카이바이크 탑승 등 체험 프로그램을 답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청주시 등 일부 도시지역은 상대적으로 사전 준비가 더딘 편이다.
출향민 위주의 고향 기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주민보다 유입 인구가 훨씬 많아보니 기부금에 대한 기대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도시화로 특산품이나 관광 상품 등의 답례품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복잡한 이해 관계로 선정 절차조차 여의치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도내 한 자치단체 공무원은 "제도 초기에는 도시지역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어 일부 시군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제도 준비에 나서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자칫 특산품이 많은 곳이나 유명 도시에 기부금이 쏠려 자치단체 간 과열 경쟁 등 부작용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귀띔했다.
충청북도와 일선 시군은 조만간 답례품 개발을 마무리하고 답례품 공급 업체 선정, 관련 조례 제정, 고향사랑기금 설치 등의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제도 초기에는 재정 기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별화된 답례품 개발과 함께 기부금 성과를 공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준비 기간이 촉박해 제도가 활성화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선 시군과 함께 차별화된 답례품 개발과 성과 공유 등을 통해 제도가 조속히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