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아태협 안모 회장(가운데 파란 동그라미)과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우측)의 모습. 연합뉴스쌍방울그룹과 경기도의 '대북 커넥션 의혹' 중심에 서 있는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경기도로부터 받은 보조금 15억원 가운데 8억원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아태협 안모 회장을 구속하고, 보조금을 안 회장이 횡령했는지 등 돈의 용처를 조사 중이다.
1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2019년 4월 예산 15억원을 들여 북한에 밀가루와 묘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쌍방울의 대북 사업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당시 "10억 상당의 밀가루 1651톤과 산림 복구를 위한 5억 상당의 묘목 11만 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물자 구입과 운송을 맡길 민간단체로 아태협을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아태협은 대북 지원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때까지 주력 사업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유골을 봉환하는 일이었다. 통일부로부터 대북 지원 사업자 자격을 얻은 시기도 사업자로 선정되기 한 달 전이었다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아태협은 2019년 6월 실제로 밀가루 300톤과 묘목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약 8억원에 달하는 나머지 밀가루 1300톤을 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조사 결과 아태협은 8억원에 달하는 밀가루를 북측에 보내지 않고 서류만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밀가루 보조금 계좌에선 안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쌍방울그룹. 연합뉴스검찰은 경기도 보조금 15억원 가운데 7억원은 정상 집행됐지만, 8억원은 현금과 수표로 출금돼 원래 지급 용도와 전혀 다르게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태협 안모 회장이 개인적 용도로 횡령한 것인지, 다른 곳으로 보내졌는지 등을 포함해 용처를 추적 중이다.
보조금 중 일부는 아태협 직원과 가족 등을 거쳐 나노스(現 SBW생명과학) 주식을 매수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쌍방울 방모 부회장이 안 회장에게 나노스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수표는 추적 결과 룸살롱에서 사용됐다고 한다.
안 회장은 경기도로부터 보조금을 받기 전에는 쌍방울과 계열사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 이 가운데 일부를 북한 고위층에 전달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안 회장이 7만 달러를 평양으로 가져가 북한 최고위급인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에게 건네고, 중국 돈 180만 위안은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에게 주는 등 총 50만달러를 반출해 북측에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