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KBO 리그 MVP 수상. 연합뉴스정상에 오른 이정후(24·키움)가 어린 시절 자신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은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후는 17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정규 리그 MVP(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야구 기자단 투표에서 107표 중 104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로써 이정후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서건창(LG)에 이어 KBO 리그 사상 세 번째로 신인상과 MVP를 모두 차지한 선수가 됐다. 휘문고 졸업 후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 첫해부터 신인상을 거머쥔 이정후는 데뷔 6년 만에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시상대에 오른 이정후는 "신인왕을 받으러 왔을 때 언젠가 MVP를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날이 오게 돼서 정말 영광스럽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팬과 구단 관계자, 가족 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깜빡하고 감사 인사를 전하지 못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신인 시절 자신을 이끌어준 이택근, 오주원(이상 은퇴), 서건창, 김민성(이상 LG), 박병호(kt),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선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뒤늦게 드러냈다.
이정후는 "준비했던 수상 소감 중에 까먹은 것이 있다"면서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야구를 해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무대 위에서 이야기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선배들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정후는 "선배들이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야구장에 일찍 나와서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고 배웠다"면서 "선배들 덕분에 좋은 루틴이 생겼다. 나는 선배들을 보고 따라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다. 이정후는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감사한 존재"라며 "어린 나이에 주전을 해서 겪는 고충을 잘 이해해 준다. 미국에 간 뒤에도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훌륭한 선배들 곁에서 성장한 이정후는 올해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다. 정규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9리,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4할2푼1리, 장타율 5할7푼5리의 성적을 거뒀다. 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부문을 석권, 타격 5관왕을 달성하며 MVP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