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자'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베토벤, 윤이상, 바버'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임윤찬(18)이 지난 6월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 이후 첫 앨범 '베토벤, 윤이상, 바버'(유니버설뮤직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를 28일 발매했다.
'베토벤, 윤이상, 바버'는 지난 10월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공연의 연주 실황을 녹음했다. 임윤찬이 광주시립교향악단(이하 광주시향)과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광주시향이 연주한 윤이상 '광주여 영원히',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임윤찬이 앙코르 연주한 몸포우 '정원의 소녀들', 스크리아빈 '2개의 시곡' 중 1번, '음악 수첩'이 담겼다.
임윤찬은 28일 서울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앨범 제작 과정과 공연 일정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했다.
임윤찬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고른 이유에 대해 "어릴 때부터 '황제' 연주를 너무 많이 듣다보니 제 부족한 귀에는 너무 화려하게만 느껴져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류가 큰 시련에 맞닥뜨리고 저도 매일 방 안에서만 연습하면서 베토벤이 꿈꾼 유토피아와 우주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실황 앨범은 광주시향 상임지휘자 홍석원의 요청으로 탄생하게 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광주시향 송년음악회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함께 연주하며 호흡을 맞췄다. 홍석원은 "윤이상 '광주여 영원히' 앨범 작업을 준비하던 중 (임)윤찬이 연주를 듣고 반해서 (이번 앨범 녹음을 위한) 협연을 제안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임윤찬은 "지난해 송년음학회 리허설 때 광주시향 단원들의 에너지 넘치는 연주에 감명받았다. 라흐마니노프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가장 좋아했던 것처럼 송년음악회 이후 광주시향이 제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았다"고 화답했다.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실황 녹음을 선호하는 이유도 밝혔다. 임윤찬은 "스튜디오 녹음은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오히려 음악이 수많은 가능성을 잃고 무색무취한 연주가 나올 우려가 있다. 반면 실황 녹음은 관객와 음악을 나눈 시간들이 그대로 묻어난다"고 말했다. '솔로 음반을 내고 싶은 욕심은 없느냐'고 묻자 "어떤 작곡가의 뿌리가 되는 곡을 연주하고 싶고, 시류를 타는 곡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1년간 임윤찬의 연주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홍석원은 "지난해 송년음악회 때 (임)윤찬이 연주는 10대의 질풍노도같은 에너지와 힘이 느껴졌다. 이번에도 에너지 넘치는 '황제'를 기대했는데 정반대로 애절했다. 다양한 색깔을 가졌는데 모두 설득력 있으니 천재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칭찬했다.
'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자'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베토벤, 윤이상, 바버'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직후 "콩쿠르 우승에 대한 관심 3개월 정도다. 대단한 업적은 아니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적 있다. 그가 생각하는 '대단한 업적'은 뭘까.
"콩쿠르에 나가서 운좋게 1등 하는 게 아니라 보육원, 호스피스 병동 등에 직접 찾아가 연주를 들려주는 게 제가 이루고 싶은 대단한 업적이에요. 돈을 기부하는 것보다 음악을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는 그 분들에게 또 다른 우주를 열어드리는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죠."
임윤찬은 12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