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일궈 낸 축구 대표팀. 연합뉴스특유의 빌드업 축구를 맘껏 뽐낸 한국 축구 대표팀이 극적인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 리그 H조 포르투갈과 최종 3차전에서 2 대 1로 이겼다. 승점 4(1승 1무 1패)로 조 2위에 오르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른 H조 경기에서 가나를 2 대 0으로 꺾은 우루과이와 나란히 1승 1무 1패를 기록, 승점과 골득실에서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4골로 2골의 우루과이에 앞서 짜릿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FIFA 랭킹 9위인 유럽 축구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이변을 일으켰다. 전반 5분 히카르두 호르타(브라가)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26분 김영권(울산)이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교체로 나선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후반 추가 시간 1분 극적인 역전골을 뽑아냈다.
점유율은 39%로 열세였지만 특유의 빌드업 축구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키 패스를 무려 8번 시도해 포르투갈 수비의 허를 찔렀고, 팀 전체 패스의 62%가 전진 패스로 기록될 정도로 과감하게 맞섰다. 슈팅 13차례를 시도해 2골을 터뜨렸다.
손흥민(토트넘)의 마스크 투혼도 빛났다. 득점은 없었지만 이날 양 팀 최다인 6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두 차례 유효 슈팅으로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헤딩하는 손흥민. 연합뉴스한국은 경기 초반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빌드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김민재(나폴리)의 부상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포르투갈의 측면 풀백인 디오구 달로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주앙 칸셀루(맨체스터 시티)의 오버래핑에 흔들렸다. 김진수, 김문환(이상 전북)이 지키는 양쪽 측면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측면 수비의 불안 요소는 선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5분 디오구 달로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김진수를 제치고 돌파한 뒤 문전으로 컷백을 넘겼고, 히카르두 호르타(브라가)가 가볍게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실점 후에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포르투갈의 골문을 두드렸고, 전반 26분에 얻은 코너킥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 이강인(마요르카)의 코너킥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적)의 등에 맞고 떨어졌고, 문전에 있던 김영권(울산)이 이를 놓치지 않고 왼발 강슛으로 연결했다. 이렇게 전반을 1 대 1로 마무리했다.
역전골 주인공 황희찬. 연합뉴스한국은 후반 들어 포르투갈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손흥민이 2선에서 공격을 이끌며 포르투갈의 골문을 두드렸다.
손흥민은 후반 11분 조규성의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막혀 아웃됐다. 이어 25분에는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도 수비에 맞고 나갔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수비를 위협하기엔 충분했다.
한국의 공세에 포르투갈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교체로 나선 황희찬이 후반 추가 시간 1분 극적인 역전골로 포르투갈을 격침했다.
손흥민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가 몰려든 사이 절묘한 패스를 찔렀고, 이를 받은 황희찬이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황희찬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앞선 조별 리그 두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최종전에 출전해 16강 진출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