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만에 월드컵 출전한 김진수. 연합뉴스통계전문업체 옵타가 한국의 16강전 승리 확률을 8.2%로 낮게 예상했다. 키 플레이어로는 김진수(전북)를 꼽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6일 오전 4시(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른다. FIFA 랭킹 1위인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원정 첫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역대 전적은 1승 6패로 크게 뒤진다. 최근 맞대결인 올해 6월 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는 1 대 5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1999년 3월 28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친선전에서 김도훈(은퇴)의 결승골에 힘입어 1 대 0으로 유일한 1승을 거둔 좋은 기억도 있다.
옵타는 지난 3일 슈퍼 컴퓨터를 통해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 결과를 예측했다. 한국의 예상 승리 확률은 8.2%에 불과했고, 브라질은 76.2%로 크게 앞섰다. 무승부는 15.6%가 나왔다.
객관적인 전력만 봐도 브라질이 우세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슈퍼 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을 비롯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카제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치아구 시우바(첼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선수단 몸값만 놓고 봐도 브라질(1조 5600억 원)이 한국(2260억 원)에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옵타는 "조별 리그 3차전이 끝나기 전 한국이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는가"라며 이변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1무 1패로 궁지에 몰렸지만,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 대 1로 꺾고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조규성 헤더. 연합뉴스한국의 키 플레이어로는 왼쪽 풀백 김진수를 선정했다. 옵타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요 공격 경로는 왼쪽 측면 아래 지역으로 내려간다"면서 "김진수의 질 높은 공 배급이 현실적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김진수와 스트라이커 조규성(전북)의 좋은 호흡이 벤투 호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조규성은 가나와 조별 리그 2차전에서 헤더로 멀티골을 넣었고, 김진수는 해당 경기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조규성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미국 데이터 웹사이트 풋볼레퍼런스에 따르면 김진수는 조별 리그 3경기에서 총 14개의 크로스를 올렸다. 공중볼 경합에서 총 18회 공을 따낸 조규성은 이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옵타는 "세트피스 상황을 제외하고 김진수보다 많은 크로스를 올린 수비수는 이번 대회를 통틀어 세 명뿐"이라며 "공중볼 경쟁력을 증명한 조규성을 활용해 브라질을 상대로 모든 강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맞설 브라질의 키 플레이어로는 하피냐(바르셀로나)가 뽑혔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인 하피냐는 김진수와 같은 위치에서 맞붙는다.
옵타는 "하피냐가 조별 리그 3경기에서 공을 가지고 5m 이상 전진한 횟수는 26번"이라며 "김진수가 한국의 주요 위협 요소인 상황에서 하피냐는 왼쪽 풀백 지역을 최대한 깊은 곳까지 점유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6강 준비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여기에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네이마르가 한국과 16강전을 앞두고 복귀해 출격을 예고했다. 브라질축구협회(CBF)는 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네이마르가 팀 훈련에 참여한 모습을 공개했다. 카메룬과 조별 리그 최종 3차전에서 공격수 가브리엘 제주스(아스널)와 수비수 알렉스 텔레스(세비야)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네이마르의 복귀는 브라질에 희소식이다.
네이마르는 A매치 통산 75골을 기록 중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3골을 더 넣으면 '축구 황제' 펠레(77골)를 제치고 브라질 A매치 최다 득점자에 오른다. 하지만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한 뒤 2, 3차전에 나서지 못한 네이마르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직 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손흥민(토트넘)과 '에이스' 맞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손흥민 역시 아직 골맛을 보진 못했지만, 조별 리그 3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지만, 마스크 투혼을 발휘해 한국의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브라질과 16강전에서 한 골만 터뜨려도 대기록 2개를 수립하게 된다. 박지성, 안정환(3골)을 넘어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자(4골)가 되고, 박지성(2002, 2006, 2010)에 이어 3개 대회(2014, 2018, 2022) 연속으로 득점을 기록한 두 번째 선수가 된다. 손흥민이 득점과 함께 또 한 번의 기적을 일궈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