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총회 소속 치유하는교회가 후임자 선정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 [앵커]
서울 화곡동에 있는 치유하는교회가 후임자 청빙을 놓고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이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치유하는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부총회장으로 선출된 김의식 목사가 담임으로 있습니다. 김의식 목사는 지난 2000년 교회에 부임해 교회를 성장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역 내 대형교회로서 역할을 잘 감당해오던 치유하는교회가 혼란에 휩싸인 건 김의식 목사의 후임을 청빙하기로 하면서부터입니다.
김의식 목사는 지난 10월 주일예배 광고 시간에 후임 목회자 청빙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김의식 목사는 예장통합총회 총회장직 수행에 집중해야 한다며, 1년 동안 후임 목회자와 동역한 뒤 은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갑작스런 조기 은퇴 선언과 후임 목회자 청빙에 교인들은 혼란스러웠지만, 장로 22명으로 청빙위를 구성하고, 한 달 여 간 후임자를 물색한 뒤 지난 12월 4일 청빙위가 모여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청빙위의 결정은 서울 대형교회 부목사로 있는 이 아무개 목사였습니다.
하지만 청빙위 결정에 김의식 목사가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김 목사는 청빙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며, 당회에서 후임 목회자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치유하는교회가 속한 예장통합총회 헌법에 따르면 목회자 청빙은 당회 결의를 거친 뒤, 제직회 출석 회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교회가 청빙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목회자를 선출하는데, 당회에서 후임 목회자를 결정할 경우, 담임목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난 10일 임시당회가 진행됐고, 청빙위가 추천한 이 모 목사는 탈락했습니다.
일부 교인들은 후임 목회자 선정을 둘러싼 논란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의식 목사가 청빙위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목회자를 후임으로 결정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교인들은 지난 10일 임시당회 장소 앞에서도 침묵시위를 하며,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김의식 목사는 청빙위의 결정을 존중하려고 했지만, 청빙 과정에서 잡음이 생겼다며, 당회에서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김의식 목사 / 치유하는교회
"청빙위원회라는 것은 실제적으로 우리가 당회 결정을 하고 제직회나 공동의회 결정을 위해서 수고하는 추천위원회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거기서 결정한다고 해서 다 결정하는 건 아니에요."
후임 목회자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김의식 목사는 지난 11일 주일예배에서 담임목사로서 남은 임기 6년을 채운 뒤 사임하겠다며 은퇴를 번복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