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 영국관광청 패트리샤 예이츠 대표가 서울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여행·항공사·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각국은 관광산업 컨트롤타워인 관광청을 중심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직접 설명회를 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영국관광청 대표가 임명 이후 첫방문지로 한국을 찾아 영국의 전통적인 여행지뿐만 아니라 100여 곳의 블루 플래그(Blue Flag) 해변과 15곳의 국립공원 등 팬데믹 이후 안심하고 방문할 여행지들을 직접 소개했다.
싱가포르관광청도 지난 5월 싱가포르 현지의 여행 재개 분위기를 전하며 한국 관광객들이 싱가포르를 많이 방문해줄 것을 호소했다.
태국관광청장도 비슷한 기간 서울을 찾아 태국 관광을 소개했다.
스페인도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2022 한-스페인 관광 협력 협의회'에 관광청장이 직접 참석하는 한편 대한항공을 방문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관광객 증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각국의 관광산업 정책은 관광청이라는 컨트롤타워 중심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관광청 한국 관광객 유치 총력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서 열린 제주관광설명회. 김대휘 기자 관광산업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는 거대 산업이지만 한국의 관광산업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한국의 GDP 대비 관광산업 비중은 3% 안팎에 그친다. 2014년 3.2%, 2015년 3.0%, 2016년 3.1%, 2017년과 2018년 각 2.7% 수준이다. 올해 한국의 관광분야 재정지출 비중은 607조 중 1.4조로 0.2% 수준이다.
한국의 관광산업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여행수지는 여행소비자들의 움직임만 지켜보는 수준이다.
실제로 국내 여행수지는 해마다 적자다. 2015년 -104억 달러, 2016년 -103억 달러, 2017년 -183억 달러, 2018년 -165억 달러, 2019년 -118억 달러 등이다.
정부가 독립된 '관광청' 설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각국은 일찍부터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관광청 중심의 관광산업을 발전시켰다.
싱가포르관광청, 관광 자원 개발 주도…일본, 관광청 설립 후 외국 관광객 증가
싱가포르관광청은 관광마케팅이나 관광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광 자원을 직접 개발하거나 주도한다. 김대휘 기자싱가포르관광청은 단순히 관광마케팅이나 관광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광 자원을 직접 개발하거나 주도한다.
세계최초의 나이트 사파리, 수많은 새들이 서식하는 '주롱 새 공원', 국립식물원인 '보타닉 가든' 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마리나베이 샌즈 리조트'와 '리조트 월드 센토사' 등 복합리조트를 건립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2000년 769만 1천 명에서 2010년 1164만 1천 명, 2018년 1850만 8천 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가까운 일본도 비슷하다. 2008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관광청을 설립한 이후 2016년 연간 관광객 2404만 명, 2017년에는 2977만 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처럼 관광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삼고, 강력한 컨트롤타워로서 독립 외청 중심의 관광정책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제20대 대통령 공약으로 문화체육관광부내 관광국을 독립된 외청으로 승격한 '관광청'을 설립하고 제주배치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6일 발표된 윤 정부의 첫 조직개편안에는 제주 1호 공약인 관광청 신설이 제외됐다.
정치권, 여야를 떠나 '관광청' 중심 관광산업 활성화 한목소리
지난 3월 8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제주시 동문시장 일대 유세에서 돌하르방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민주당 송재호 국회의원(제주시을)은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관광정책국을 분리, 한국관광진흥청을 설립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앞서 2020년 6월 국민의힘 김석기 국회의원(경북 경주)도 관광청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 6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민 의원이 국회에서 '대한민국 관광청 설립 추진 대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관광산업 컨트롤타워로 '관광청' 신설은 불쑥 튀어나온 공약이 아니라 관광학계와 관광산업계의 오랜 요구 사항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관광3법 일괄이양 제주도 '관광수도'역할…관광청 배치 기대감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지난 10월 4일 '관광청 신설 및 제주 배치 촉구 건의안'을 가결했다. 제주도의회 제공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관광청' 신설과 제주배치 공약이 무산되자 관광업계는 물론 제주 지역사회의 실망이 크다.
제주도의회는 최근 '관광청 신설 및 제주 배치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관광청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처리, 관광청 설립 관련 제도개선 노력 등을 국회와 정부에 촉구했다.
사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 도입으로 개방화와 자유화 정책의 시범지역으로 관광산업 중심의 국가 발전의 전략적 요충지다.
실제로 전국 최초로 관광3법을 일괄이양 받으면서 정부의 관광산업 모델 개발의 다양한 실증 데스트가 가능하기도 하다.
더욱이 산업구조적 측면에서도 관광산업 비중이 전체 서비스산업을 포함해서 75%로, 관광이 제주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
실제로 도민들은 지난해 5월 실시한 도민 인식조사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년 동안 제주지역 사회 가장 큰 성과를 거둔 분야로 '관광산업(45.3%)을 꼽았다.
제주도는 만일 정부가 관광청 설치를 본격화 할 경우 제주배치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원스톱 지원 체계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전부지 물색은 물론 제주 입주단계부터 정착단계까지 지속적으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특히 후보지 선정을 위한 공유재산 협의 등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이미 준비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