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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검찰 출석 연기한 이재명…"文 면담 직후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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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FC' 검찰 출석 연기한 이재명…"文 면담 직후도 고려"

    28일 출석 연기…연초 文 면담 후 검찰 출석?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12일 출석 예상"
    야당 대표 소환하는 검찰 자신감? "수사 상당할 것"
    관건은 혐의 입증…대가성 후원금 vs 프로구단 모범사례

    윤창원·박종민 기자윤창원·박종민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출석을 한 차례 연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르면 다음달 초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한 뒤 출석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기소 전 마지막 단계로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 뒤 연초에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대표에게 적용된 제3자 뇌물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다음달 검찰에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시기는 이르면 1월 첫 주, 늦어도 12일 전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대표는 임시국회 회기 직후인 10~12일 사이 출석하는 것을 고려했으나,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 1월 중순에 조사를 받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표는 연초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한 직후 검찰 조사에 임할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연초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 계획이 있는데, 그 후 검찰에 출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날짜는 변호인과 협의중"이라고 출석 의사를 밝혔다.

    검찰이 계획했던 출석일보다 2주가량 늦어지는 셈이지만, 수사 결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은 이 대표가 아예 출석을 하지 않는 상황까지 고려했을 것"이라며 "정작 출석하더라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확률이 크고, 사실상 수사 막바지 단계이기 때문에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소환 여부 등 현재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출석 요청? 수사 상당할 것"…기소 가닥 전망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이 대표의 출석이 가시화되면서 관심은 검찰의 기소 여부에 쏠린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이미 지난 9월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두산건설 전 대표와 성남시 전 전략추진팀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들이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정책실장 등과 공모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사실상 이 대표를 '사건의 시작점'으로 본 것이다.

    더욱이 '야당 대표 출석'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이 대표를 소환하려는 데는 이미 기소방침이 정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야당 대표를 검찰청으로 소환하는 자체가 모욕을 주는 상황인데도 진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검찰 수사도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대가성 후원금 vs 프로구단 운영 모범사례


    결국 성남FC 의혹은 검찰이 이 대표의 혐의를 어느 정도까지 입증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현재 검찰은 '제3자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 대표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이던 당시 6개 기업(두산건설·네이버·농협·분당차병원·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들로부터 약 160억원 상당의 후원금을 받고 인허가 편의 등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뇌물을 수수하진 않았지만, 성남FC에 뇌물이 흘러가도록 해 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는 이 대표가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해 성남FC 운영에 힘을 썼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지난 2015년 이 대표가 "난 정치인이다. 정치적 이득을 고려한다. 성남구단을 잘 운영하는 것을 보니 더 큰 역할을 맡겨도 되겠다는 소리를 듣는 게 내가 노리는 정치적 이득이다"라고 한 인터뷰를 증거로 내세운다.

    반면 제3자 뇌물죄 성립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범죄가 아닌 지역 프로스포츠 구단을 활성화 시키는 지자체의 모범 사례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인사는 "제3자 뇌물죄는 서로 주고받은 게 무엇이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이 세세하게 입증돼야 한다"며 "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올리려 했다고 봤다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 대표의 측근도 아닌 프로스포츠 구단이 이익을 본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지자체장이 지역 프로축구단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로 볼 수도 있다"며 "이같은 운영은 성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측도 "성남FC 광고를 유치하면 그만큼 세수가 늘어나고 결국 시민들에게도 이익이 됐다"며 "그러나 검찰은 마구잡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다음달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마무리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 사건을 최초로 수사한 경기 분당경찰서는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증거불충분)고 판단하고 사건을 불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의 요청에 따라 보완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압수수색과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성남시와 기업들간 대가성이 있었다고 판단, 지난 9월 재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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