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싸움닭'이라는 의원. 작고 왜소하지만 목소리 큰 게 무기다. 그래도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일해 본 적이 없어 '쌈닭'이라는 별명이 부끄럽지 않다"는 정치인. 경기도의회 3선 중진인 김미리 의원(더불어민주당·남양주2)은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기도의회에서 김 의원은 '교육전문가'로 꼽힌다.
정치를 하기 전 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다. 비정규직(교육공무직)이었다. 누구보다 학내 '불평등'을 잘 아는 이유다. 교육과 노동이 '평등'한 학교를 그는 늘 꿈꾼다.
그는 학교가 "그냥 평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안에서는 잘난 집안 아이도 없고, 못난 집안 아이도 없이 '우리'라는 마음으로 잘 자라서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 가는 근간들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김 의원이 줄기차게 '교육복지사' 확대를 부르짖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아이가 학교에 안 오는데 이유를 모른다면, 어떻게 할까. 그동안 아이를 관찰해온 교육복지사가 아이를 찾아간다. 복지사는 잠들어 있는 아이를 깨워 씻겼다. 아이는 엄마 아빠가 출근한 뒤 다시 잠들었다며 복지사의 손을 잡고 학교로 향했다. 교육복지사는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모든 아이들이 힘든 것은 아닙니다. 좀 더 관심을 쏟아야 하는 아이들한테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학교에 잘 적응하고 학습적으로도 행동적으로도 성실할 수 있도록 돌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교육복지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도내 2400여개 학교 가운데 교육복지사가 배치된 학교는 117곳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9대 의회 때부터 지금까지 교육복지사 관련 예산은 변동이 없다"며
"11대 의회에서는 교육행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목소리를 높이려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김미리 의원(더불어민주당·남양주2). 박철웅 PD아래는 일문일답.
-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가?
=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오래 전 교육부 주도로 했던 사업이다. 학교 내 부적응 학생이나 조손 가정, 편부모 가정, 맞벌이 가정 등 케어가 잘 안 돼서 관리가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한다. 일종의 사회복지사인데 교육청은 '교육복지사'라는 이름으로 학교에 배치했다.
과거에는 선생님들이 가정방문도 하며 아이들의 상황을 파악했다. 요즘은 선생님들이 업무가 많아져서인지 예전처럼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아이들 케어는 해야 된다. 이럴 때 교육복지사들의 역할이 필요한데 문제는 경기도내 2천400여 개의 학교에 117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 학교에서 교육복지사의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 어떤 아이가 학교에 안 오는데 이유를 모른다면? 이럴 경우 그동안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관찰했던 교육복지사가 아이를 찾아간다. 잠들어 있는 아이를 깨우거나 시간을 몰라 꾸물거리는 아이를 씻겨 학교에 데려오는 원초적인 일부터, 학습 부적응 학생을 위한 학습지도나 어떤 힘든 일로 배회하거나 왕따를 당하는 상황에서 상담사 등 여러 가지 교육적 역할을 담당한다.
모든 아이들이 힘든 것은 아니다. 좀 더 관심을 쏟아야 하는 아이들한테 선생님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학교에 잘 적응하고 학습적으로도 행동적으로도 성실할 수 있도록 케어해 줄 여지가 많다. 그리고 일반 아이들과 아무런 차별이나 구분 없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
- 교육복지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계속 유지될 수 있게 지난 2017년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관련 조례를 전면 개정했다. 교육복지사가 배치된 사업학교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협력학교, 학교 교사들이 직접 사업을 하는 연계학교 등을 조례에 담았다. 하지만 9대 의회 때부터 지금까지 교육복지사 관련 예산은 변동이 없다.
교육청 입장에서는 상담사나 상담교사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분들로 아이들을 다 케어하지 못한다. 그래서 학교에 교육복지사 인원을 확대 배치해야 한다. 이런 잘못된 부분을 제대로 짚고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는 (교육행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목소리를 높이려 한다.
- 의회내 교육전문가다. 기억에 남는 성과는 어떤 것이 있나.
= 9대 의회 당시 교육을 담당하는 비례의원으로 교육적 소명을 가지고 경기도의회에 입성했다. 경기도만의 문제는 아니었겠지만 당시 교육은 평등이 없어 보였다. 학교 안에서 너무나 심한 차별이 존재했다. 비정규직, 지금의 교육공무직 차별에 대한 철폐를 많이 이야기했다. 처음 4년은 정말 힘들었다. 4년차에 접어들며 도의원은 물론이고 교육청에서조차 교육공무직에 대해 뭔가 달라져야 된다고 애쓰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교육위원으로서 가장 큰 성과다.
지역구인 남양주시로 보면 백봉초등학교의 오래 숙원사업이었던 학교 체육관을 건립했다. 교육위원이 되면서 지역의 최초 임무였다. 체육관 건립 예산을 확보했다. 또 하나는 호평동의 하랑초·중학교 설립이었다. 호평동의 초등학교 유효인원이 학교마다 1~2명인 상황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하지만 학교 설립 요건이 충족되지 못해 그 아파트의 초등학생들은 6차선 도로를 건너 여러 학교로 분산 배치돼야 했다.
학교 설립을 위해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제가 담당하고 교육부나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조응천 국회의원이 담당하며 쌍방으로 노력했다.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기부채납이 됐던 유치원과 초등학교 부지를 활용해 경기도형 초·중 통합학교를 설립했고 단설 유치원이었던 계획을 병설로 변경해 유·초·중학교를 모두 살려냈다. 학부모님들이 정말 좋아하셨는데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 11대 의회 전반기 교육행정위원장이다. 관심 현안은 무엇인가.
= 경기도에는 고등학교 비평준화 지역이 많다. 그러다 보니 그 지역에서 졸업한 중학생이 그 지역 고등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지역구인 남양주도 고교 비평준화 지역인데 34%의 중학생이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가고 있다.
원인은 학교부족 문제다. 교육청에서는 남양주 전체 중학생이 고등학교 진학에 따른 학교 부족은 없다고 하지만 인구가 많은 지역과 적은 지역을 합쳐서 평균을 내기 때문이다. 고교 평준화 지역은 학생수를 권역별로 나눠 그 안에서 해결한다. 고교 비평준화 문제와 학교 부족 문제를 연관지여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경기도 초·중학교의 거대학교, 과밀학교가 아주 심각한 문제다. 경기도 차원에서는 학교신설 문제가 가장 이슈다.
또 하나는 지역 내 민원인데 지역의 학교 운동장이나 체육관을 개방해야 한다. 학교 시설은 학교만의 것이 아니다. 학교는 생존 수영이나 기타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기 위해 지자체 운영기관이나 사설 기관에 문을 열어 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학교는 문을 닫아 놓는다. 문을 닫는 것이 관리가 아니다. 주민들한테 개방해야 하고 안전 문제는 지자체와 협의해서 관리하며 된다.
- 교육전문가로 가지고 있는 교육적 소신이 있나.
= 그냥 평등했으면 좋겠다. 평등함 속에서 힘들면 도와주고 잘하면 받쳐주는 것, 그것이 누구에게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평등한 문화였으면 좋겠다. 학교 내, 공교육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함 속에서 교육도 받고, 잘난 집안에 아이도 없고 못난 집안에 아이도 없이 우리라는 마음으로 잘 자라서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 나가는 근간들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 '김미리는 OOO다'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 김미리는 '싸움닭'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작지만 부모님이 목소리는 크게 낳아주셨다. 목소리가 큰데다 '욱'하는 게 있어서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면 쌈닭으로 변한다. 안 될 때는 진심으로 싸운다. 어떤 사익이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쌈닭이라는 이미지가 부끄럽지 않다. 언제까지 의원생활을 하게 될지는 몰라도 11대가 끝날 때까지 그 역할은 제대로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