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로이터통신 캡처국민의힘은 최근 외교 문제로 비화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을 연일 감싸고 있다. 이란이 북한과 함께 '깡패국가', '악의 축'으로 지목된 곳이라는 부연 설명도 나왔다. 야당의 비판을 두고서는 "반국가적 자해행위"라며 역공을 시도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3성 장군 출신 예비역 신원식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으로부터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수없이 받아왔다"며 양국이 군사적 갈등을 벌였던 역사를 설명했다. "예멘 후티반군을 앞세운 이란의 대리전 전략으로 양국은 치열한 전쟁까지 치렀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국회사진기자단"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던 윤 대통령 발언이 외교사적으로는 일견 타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신 의원은 이어 "그 이란과 북한은 수십년간 탄도미사일, 핵, 드론 개발 등을 매개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며 "그러면서 각각 중동과 동북아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는 '깡패국가'로서 미국 정부에 의해 나란히 '악의 축'으로 지목됐다"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정상외교를 할 때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트집 잡아 '외교참사'라며 등 뒤에서 총을 쏘는 반국가적 자해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북한 엘리트 외교관(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 태영호 의원은 나아가 윤 대통령이 "매우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원 기자태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 출마선언 뒤 취재진 질문에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미사일 무력에 보탬을 주는 나라가 이란이다. 북한 정권이 지탱되게 원유를 공급하고 자금을 댄 나라가 어디냐"며 이렇게 강조했다.
아울러 태 의원은 이란 정부가 현지 한국대사를 초치한 데 대해 "이란 정부도 일정 부분 이해를 표시하고 이 순간에 다시 성찰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외교라는 건 적당히 넘어갈 때 넘어가고 큰 것 작은 것 가리고 해나가는 문제"라고 밝혔다.
외통위원인 하태경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이걸로 이란에 사과할 문제는 아니고 설명만 잘하면 끝나는 문제"라며 "이란이 UAE 입장에서 잠재적 위협 국가는 맞다"고 윤 대통령 발언을 감쌌다.
한-이란 의원친선협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우리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협회 차원의 성명으로 발표하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따로 밝혔다.
협회 회원인 국민의힘 홍석준·배준영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일방적인 발표로 국민의힘 의원 의견마저 자의적으로 왜곡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두 의원은 "대통령이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영업사원'이라고 하면서 국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일부 발언을 지나치게 침소봉대하면서 비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렇게 전방위로 대통령 발언을 감싸는 여당 의원들의 맨 앞줄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서 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외통위에서 "UAE 국민들은 이란을 최대 위협국가로 보고 있고, 적대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