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 건립 취지를 말하고 있지만, 천안시는 이미 지난해 건축 허가를 취소했다.
[앵커]
137미터 높이의 예수상을 내세우며, 천안에 기독교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홍보하고 있는 한국기독교기념관. CBS는 이미 지난 2021년 건축과 관련한 의혹과 문제점들을 연속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여가 지난 현재도 기념관을 짓겠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건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한국교회연합이 여러 의혹에도 여전히 이 사업에 관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한국기독교기념관은 약 21만 제곱미터 규모의 기독교 테마파크를 짓겠다며, 지난 2021년 3월 충남 천안에서 착공 예배를 드린 바 있습니다. 1조 8백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초대형 건축을 홍보하고, 137미터에 달하는 예수상을 짓겠다며, 투자 설명회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불거졌고, CBS는 수차례에 걸려 한국기독교기념관 건축과 관련한 문제점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CBS는 지난 2021년 군소교단 연합체인 한국교회연합이 한국기독교기념관 건축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교연 송태섭 대표회장은 천안에서 드린 한국기독교기념관 착공 예배에서 기독교기념관이 세계적인 자랑이 될 것이라며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송태섭 목사 /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2021년 3월 착공 예배 당시)
"한국기독교역사관이 한국교회를 위해서 쓰임 받고 쓰여지고 기념비적 역사관이 세워져서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세계 자랑거리가 될 줄 믿습니다."
CBS 연속 보도에 천안시는 지난해 기독교 기념관 건축 허가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도 한교연은 한국기독교기념관 홍보에 적극 관여하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기념관 사무총장 이영한 장로는 한교연 법인이사를 동시에 맡고 있으며, 한국기독교기념관 대표 황학구 장로 역시 한교연 법인이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도 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에 인삿말을 올려, 홍보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기독교기념관측이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두 번째 착공 예배를 드렸는데, 여기에 한교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건축을 홍보하는 자리거나 다른 회사와 업무협약을 맺을 때도 한교연 관계자는 항상 등장했습니다.
한국기독교기념관측이 건축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업 홍보와 투자자 모집에 나선 배경에 한교연의 역할이 있었던 겁니다.
실제 한교연 이름을 믿고 이 사업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습니다.
피해자 (2021년 6월 18일)
"한국교회연합부터 시작해서 제일 유명한 교단 교회 관계자분들 목사님들도 계시고 장로님들도 계셔서 아 이게 크리스천으로서 중요한 사업이구나 해서…"
하지만 한교연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송태섭 대표회장은 "회원 단체가 예배를 드려달라고 해서 드려준 것밖에 없다"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오히려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송태섭 목사 /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설교나 사회 봤다고 뭐가 (잘못 됐어요)? 연합기관에서 소속된 교단 소속된 회원들이 예배를 봐 달라고 하면 예배를 봐줄 수 있는 거지 뭐 잘못된 게 있어요."
심각한 문제는 한국기독교기념관 건축 추진 자체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천안시가 이미 지난해 건축 허가를 취소했고, 건축에 가장 중요한 부지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황학구 장로가 기독교기념관 인근 부지에 추진 중인 불교 사찰 건축 사업 대표도 맡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또 한국기독교기념관 투자와 관련해 일부 피해자들이 황 대표를 고발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러 논란과 의혹에도 군소교단 연합체인 한교연이 사업 홍보에 관여하는 사이 목회자와 교인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최내호 영상 편집 김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