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차기 당대표 등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2일 첫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며 양강 구도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윤상현·조경태·황교안 후보 등도 등록을 마쳤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천하람 변호사도 당대표 출마를 예고했다.
이날 오전 10시 5분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지지자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도착해 당대표 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김 의원은 "여론조사 추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과도기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과도기가 지나면 후보 등록이 마감됨과 동시에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매우 안정된 추세로 김기현이 압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비쳤다.
이어 "현장에서 많은 당원들이 그와 같은 열기를 제게 보여주고 있다. 어제 (대구) 서문시장에서 바로 그와 같은 당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혼심의 힘을 바쳐서 '선당후사'하면서 반드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의 연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복수의 채널을 통해 나 전 대표와 필요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멀지 않은 시점에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 전 대표의 선거를 지원했던 분들의 상당수가 저희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안철수 의원도 이날 오전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안 의원이 당대표 등록 후 출마 소감을 발표하기 전까지 본인 손바닥에 메모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안 의원이 적은 메모의 키워드는 '경선x 총선 승리', '윤힘', '화합'이었다.
안 의원은 "저는 총선 승리를 위해 후보 등록을 했다. 경선 승리를 위해 한 것이 아니"라며 "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만들었던 국정과제들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헌정사상 극심한 최악의 여소야대 때문이다. 이를 바로잡아야 우리가 국정과제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 그 결과에 따라 국민들이 우리가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가 없었으면 어떻게 지난번 대선 때 후보 단일화를 했겠나. 후보 단일화가 곧 '윤안 연대'"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윤심'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저는 윤심팔이를 하는 게 아니라 윤힘이 되는 후보가 되겠다고 했다. 저는 윤힘이 되기 위해 나온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은 새로운 어젠다로 정책을 주도하는 것이 맞다"며 "우리 당의 화합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선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결국 하나가 돼 화합해야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윤상현 의원은 대리인을 통해 당 대표 후보로 등록했다. 이들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대구 달성군에 있는 사저에 방문했다. 하지만 모두 박 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고, 케이크와 축하난 등 선물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조경태 의원과 강신업 변호사도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쳤다.
천하람 변호사. 연합뉴스'친 이준석계'로 알려진 천하람 변호사는 이날 당대표 경선 참전을 예고했다. 천 변호사는 본인 SNS를 통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 자세한 사항은 금요일(3일) 기자회견을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 변호사는 이 전 대표 시절 만들어진 당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후보자들도 등록에 나섰다. 현재까지 현역 의원으로는 박성중·이용·태영호·이만희·허은아·류여해 의원 등이 후보로 등록했고, 원외 인사로는 김용태·김재원 전 의원과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김세의 대표,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 등이다.
청년최고위원의 경우 지성호 의원과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이종배 서울시의원, 김영호 변호사 등이 후보자로 등록했다.
한편 후보자 등록은 오는 3일 오후 5시까지다. 이후 책임당원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예비경선(컷오프)을 진행해 본경선 출마자는 당대표 4명, 최고위원 8명, 청년최고위원 4명으로 압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