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을 맞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린 모습. 부산 서구청 제공커다란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족 고유의 명절 '정월대보름'을 맞아 부산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됐던 각종 대면 행사가 4년 만에 다시 열리면서 완전한 일상 회복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 모습이다.
부산 해운대구는 정월대보름인 5일 해운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제38회 해운대 달맞이 온천 축제'가 개막한다고 밝혔다.
해운대 지역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온천길 축제는 지난해까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지만, 올해는 4년 만에 대면 행사를 모두 재개한다.
달이 뜨는 시각인 오후 5시 20분부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린다.
타오르는 달집을 배경으로 '해운대 동백 강강술래단'이 한복을 입고 공연을 펼치며 장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달집 태우기 전에는 해운대 아리랑 공연, 붓글씨 퍼포먼스 등이 열려 관람객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활활 타오르는 달집을 배경으로 강강술래 공연이 열리는 모습. 부산 해운대구청 제공비슷한 시각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에서도 달맞이 축제가 열린다.
남구는 달집을 불로 태우는 대신 대형 LED 달집에 불을 밝혀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할 예정이다.
LED 달집은 부산지역 전통공예가인 리현도 작가가 음력 1월 15일 의미를 담아 11.5m 높이로 제작한 작품으로, 대보름 달이 뜨는 시각에 맞춰 점등된다.
축제를 주관하는 남구 관계자는 "달집을 태울 때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를 막고,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취지로 LED 달집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계묘년을 상징하는 대형 토끼와 새해 복을 담은 대형 복주머니가 전시되고, '왕의 남자'에 출연한 권원태 명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공연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서부산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제20회 사상전통 달집놀이' 역시 같은날 오전 11시부터 삼락생태공원에서 개최된다.
관람객들은 윷놀이와 부럼깨기, 투호놀이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즐기는 동시에 달이 뜨는 시각에 맞춰 타오르는 달집을 바라보며 나쁜 기억을 태우고 새로운 희망을 기원할 예정이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달집 점등을 구경하는 모습. 부산 사상구청 제공이밖에 광안리·송도·다대포 등 부산 주요 해수욕장과 기장군 철마면·장안읍 일대, 금정구민운동장 등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정월대보름 행사가 열려 부산 전역에서 축제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에 재개되는 대면 행사인 만큼 수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관계기관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전 사고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는 정월대보름 당일에 산불방지 특별대책을 수립하고, 지자체 공무원과 부산시설공단 직원 등 인력 600여 명을 투입해 산림 내 무속 행위와 달집태우기 등을 적극 계도한다.
해운대구는 모여든 인파로 인한 밀림 사고 방지를 위해 행사장 일대에 안전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구는 행사에 참가한 내빈이 달집에 불을 붙이던 방식에서 안전요원이 점화하는 방식으로 변경했고, 사상구는 화재 예방을 위해 달집 크기를 줄였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4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축제를 여는 만큼, 행사장 일대에 관리 인력 110여명을 배치하는 등 한층 강화한 대책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도 화재 등 각종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특별경계근무에 돌입하고, 정월대보름 당일에는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불과 관련된 야외 행사 예상 지역을 대상으로 소방 순찰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