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내야수 신본기. 익산=김조휘 기자다소 낯선 환경이다. kt 내야수 신본기(33)는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2군에서 스프링 캠프를 시작한다.
신본기는 지난 시즌 정규 리그 74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8푼2리, 1홈런, 8타점, 9득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해 이후 처음으로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지는 등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부진했음에도 kt는 신본기에게 손을 내밀었다. kt 나도현 단장은 "신본기는 경험이 풍부한 중고참급 내야수로, 팀 내야 뎁스 강화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강조하며 신본기와 1+1년 총액 3억 원(1억 3000만 원, 옵션 2000만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성적이 아쉬웠던 탓에 새 시즌을 앞두고 1군 스프링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이에 신본기는 지난 1일부터 익산야구장에서 열린 2군 캠프서 구슬땀을 흘리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2군 캠프가 처음인 탓에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신본기는 "2군 캠프는 처음이다. 생각보다 스케줄이 빡빡하고, 중간에 쉴 틈이 없다"면서 "나와 (문)상철이, (김)병희는 제 페이스대로 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1군에 진입하기 위해 남들보다 배로 노력해야 하는 2군 훈련이 더 빡빡하게 느껴졌다. 신본기는 "2군 캠프라 분위기가 처질 줄 알았는데, 더 열심히 하려는 분위기다.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면서 "고참이지만 같이 경쟁해야 한다. 더 잘해야 1군에서 뛸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고참인 만큼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야 하기 때문에 눈치를 보고 있다. 신본기는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야 해서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소한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새 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FA 계약도 신본기에겐 큰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그는 "kt가 아니었으면 다른 데서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년 계약이 아니라서 야구를 더 잘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면서 "경기에 많이 출전해야 좋은 옵션이 포함돼 있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려면 일단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전은 아니지만 팀이 좋은 성적을 내려면 나 같은 선수가 뒤에서 잘 받쳐줘야 한다"면서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시즌 유독 타율이 낮았던 신본기는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프로에 온 뒤 신인 때를 빼면 이렇게 못 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타격이 너무 안 좋아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면서 "잘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쫓기는 기분이 들었다. 잘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신본기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다. 현역 시절 한국 최고의 좌타자로 명성을 떨친 김기태 감독이 새롭게 2군 지휘봉을 잡았다. 또 2021년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함께 일군 선배 유한준이 2군 타격 코치로 합류했다.
신본기는 김기태 감독의 지도 아래 타격감을 되찾길 바라고 있다. 그는 "타격 쪽에 보는 눈이 좋으시고, 선수 시절 타격에 일가견이 있으셨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면서 "함께 한 지 며칠 되진 않았지만 말씀하시는 것들을 모두 놓치지 않으려 한다.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앞서 언급했듯 신본기의 새 시즌 목표는 1군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것. 그는 "2군에 있고 싶은 선수는 없지 않겠나. 잘 준비해서 끝까지 1군에 남아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면서 "적재적소에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