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전북CBS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 (평일 낮 12시 30분~1시)
■ 진행 : 김도현 변호사 (법무법인 영)
■ 출연 : 이경아 해설사
◇ 김도현> 전라북도의 아름다움을 걸으면서 만끽하는 명품 여행길. 전라도 천년의 역사와 자연을 담은 길, 전라북도 천리길. 44개로 이루어진 전북 천리길을 매주 하나씩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내 친구 전북 천리길을 소개합니다. 지난주에는 경천저수지의 풍광과 편백나무를 친구 삼아 걷는 완주 운문골 마실길을 다녀왔었죠. 오늘은 진안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오늘 천리길 안내해 주실 분 이경아 해설사님 자리했습니다. 해설사님, 안녕하세요.
◆ 이경아> 안녕하세요. 전라북도에서 두 번째로 넓은 땅 진안에 살고 있는 경아경아 이경아입니다.
◇ 김도현> (웃음) 너무 반갑습니다. 그럼 제가 너무 사랑하는 진안 오늘 소개해 주실 텐데 오늘 소개해 주실 길은 어떤 길이죠?
시작점.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운일암반일암 숲길로 길 이름에서 보이듯 역사보다는 지질에 관심을 갖게 되는 길인데요. 주천면에 위치하고 있고 진안 천리길 세 번째이자 마지막 길입니다.
◇ 김도현> 운일암반일암 너무 유명하잖아요. 여기는 여름에 예약도 못해요. 그런데 왜 운일암반일암인가. 너무 예쁜 이름이기는 한데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 이경아> 사람들이 오셔서 그럼 바위는 어디 있느냐고 그러시는데.
대표사진. 전북도 제공 ◇ 김도현> (웃음) 맞아요, 맞아요. 운일암반일암 어디 있어?
◆ 이경아> (웃음) 그런 바위를 찾으시면 안 되고 오히려 운장산 동북쪽 명덕봉과 명도봉 사이의 계곡 전체를 일컫는 말입니다. 80여 년 전만 해도 그쪽에는 도로가 없어서 깎아지는 절벽에 보이는 곳이라고는 나무, 돌, 구름, 하늘 이런 것뿐이었어요. 그래서 하루 종일 구름만 다닌다고 해서 구름 운, 날 일자에 운일암이라고 했고 더 깊은 계곡이라서 해를 하루 반나절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반일암입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볼 때는 저희 전주 감영을 갈 때 용담현과 전주 감영을 잇는 가장 가까운 통로가 이 길이어서 백성들이 아마 곡물을 지고 갈 때 해가 빨리 떨어지니 고생도 굉장히 심했을 것 같습니다.
물소리.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반일암.
◆ 이경아> 네. 총 8.8km 구간이라서 전북 천리길 중에서 강변길에 속하는 길이고 주자천의 물소리를 계속 들으실 수 있습니다.
◇ 김도현> 운일암반일암이 이런 뜻이었다니. 저도 돌 찾았거든요. (웃음) 이렇게 예쁜 지명인지 몰랐어요. 하루 종일 구름만 다닌다고 해서 운일암, 해를 반나절밖에 못 본다고 해서 반일암. 너무 예뻐요. 그런데 저희가 여름에 많이 가는 이 길을 한겨울에 꼭 가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고드름.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꼭 있죠. 특히 요즘에 누가 저희한테 시집을 선물해 주셨는데 '동전에는 옆면도 있다' 그래서 제목이 좀 충격적이었는데 그것처럼 여름철의 그런 피서지, 엄청나게 사람 많은 그런 곳과는 달리 겨울철에 그런 옆면 같은 모습은 어떤 모습을 볼 수 있냐면 무엇보다 고드름이 있습니다. 고드름이 요즘에 많이들 보셨지만 저희 고드름은 2m, 3m.
◇ 김도현> (웃음) 기본 2m?
살짝 얼어있는 낙엽.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그리고 옆에서 만질 수 있고요. 그다음 나무에서 잎들이 다 떨어진 시기는 나무의 나체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은 나무의 숲이나 계곡들이 적나라하게 다 보여요. 그래서 바위들이 엄청 많다는 사실을 저도 다시 또 실감하고. 또 하나는 겨울 소리입니다. 눈을 밟을 때 뽀드득, 빠드득 그런 소리. 또 낙엽도 쌓여 있는데 거기 위에 살짝 얼음이 얼어 있고 그다음에 아나운서님도 지금 옷차림이 봄차림이잖아요. 오는 봄을 빨리 맞이하고 싶으신 분들께는 물 계곡 얼어 있는 그 얼음 밑에 흐르는 물소리, 그것을 들을 수 있거든요. 이런 것 때문에 지금 반드시, 특히 사람이 너무 없습니다.
◇ 김도현> 아, 사람이 없어서 걷기가 더 좋아요.
눈 쌓인 바위.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그래서 강추합니다.
◇ 김도현> 고드름 보러 너무 가고 싶네요. 어린이 친구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 같아요. 요즘에 도심에는 고드름을 볼 수 없으니까. 그런데 운일암반일암은 계곡인데, 물이 흐르는데 그 흐르는 모양 그대로 고드름이 생긴 것이잖아요.
◆ 이경아> 흐르는 쪽은 오히려 바위 쪽에 생겨 있고 저희가 길을 걸을 때 왼쪽은 주자천변, 오른쪽에 바위가 역시 있어요. 그쪽에 녹고 다시 또 얼고, 녹고, 얼고 거듭하다 보니까 층층이 생긴 것처럼 다. 마치 석주 이런 모습처럼 길게.
◇ 김도현> 오, 정말 그래요.
겨울 숲길.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오히려 오른쪽 벽 쪽에. 물쪽에는 당연히 살짝 얼어 있는 것이고 고드름은 이쪽에 더 많이 생겨 있습니다.
◇ 김도현> 물쪽에도 살짝 얼었으면 춥기는 굉장히 춥겠습니다.
◆ 이경아> 제 모자를 보셔서 눈치채셨죠?
◇ 김도현> 네. (웃음) 머리를 따뜻하게 하고 가야 하는 운일암반일암 길입니다. 경로 한번 들어볼게요.
경로. 전북도 제공 ◆ 이경아> 저희가 8.8km라서 삼거, 똑같은 지명으로 노적봉쉼터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 지나서 칠은교, 운일정, 무지개다리, 주차장무대, 닥밭골산림욕장, 먹고개, 와룡암, 드디어 주천면행정복지센터에 이르면 되고요. 시작점과 도착점이 다르니까 아마 행복콜버스나 무진장여객버스를 살짝 이용해 보셔야 합니다.
행복콜버스.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난이도 중요해요.
◆ 이경아> 겨울철이라서 더더욱 난도가 조금 높아졌는데 오르는 길이 한 구간 있어요.
◇ 김도현> 아, 한 구간 있어요?
◆ 이경아> 그것 때문에 쉬움은 아니고 약간 보통입니다.
숲길 입구.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길은 좀 올라야죠.
◆ 이경아> 그렇죠. (웃음) 너무 그동안 천리길 쉽게 걷고 있던데요.
◇ 김도현> (웃음) 천리길 쉬웠나요?
◆ 이경아> 조금 저는 쉬운 것 같았어요. (웃음)
중간길.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이렇게 약간은 오르막이 있는 길입니다. 8.8km 정도 되니까 3시간 좀 넘게 걸릴 것 같아요. 맞아요?
◆ 이경아> 맞아요. 여유롭게 잡으시면 3시간 반.
◇ 김도현> 좋습니다. 이 길에 얽힌 역사 또 이야기도 한번 들어볼게요.
◆ 이경아> 5구간으로 나눠서 각 길별로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좀 나눠서 말씀드릴 텐데 노적봉쉼터에서 칠은교까지는 1.1km의 짧은 구간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1명이나 2명 정도 갈 수 있는 그런 아기자기한. 그러니까 주로 앞사람의 엉덩이를 보고 같이 쭉 걸어갈 수 있게 되는.
칠은교.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한줄 기차?
◆ 이경아> 네. 하지만 숲길이고 흙길이어서 엄청나게, 처음 시작부터 아주 멋있고 잘 왔다는 소리가 절로 나는 곳이고요. 특히 이곳을 걷다 보면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장면이 하나 등장하는데 바로 고무관을 꽂은 나무. 눈치채셨죠?
◇ 김도현> 고로쇠?
숲길 고로쇠.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네.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채취하는 장면들이 바로 다 보입니다. 가끔 오히려 메이플시럽들을 많이 얘기하시는데 캐나다에서 단풍나무로 만든 메이플시럽을 드신다면 우리 진안에서는 고로쇠나무도 단풍나무과거든요. 그래서 그 수액을, 아마 안 맞는 것 같아요. 우리는 졸이는 것까지는 아마 못 하는 것 같고 그래서 고로쇠수액을 먹기 때문에 지리산이나 백운산 말고 저희 운장산 고로쇠수액도 한번 드셨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 김도현> 우리 해설사님이 지금 고로쇠나무의 나뭇잎을 가지고 오셨는데 저는 처음에 '무슨 단풍나무잎을 가지고 오셨나?' 했는데 단풍나무과군요.
◆ 이경아> 그렇죠.
◇ 김도현> 그래서 '왜 자꾸 고로쇠나무를 메이플시럽 얘기하시는 거야.' 했는데 메이플도 단풍나무과고 고로쇠도 단풍나무과였습니다. 고로쇠물 지금 한창 먹을 때예요.
◆ 이경아> 네. 이제 드디어 3월 12일에 고로쇠축제가 여기서 열리는데 첫물이 맛있다고 하니까 지금부터 좋을 것 같습니다.
고로쇠 물 먹는 아이.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웃음) 고로쇠축제도 하는군요.
◆ 이경아> 네. 저희 진안에서 제일 먼저 시작하는 축제예요.
◇ 김도현> 고로쇠축제, 기대가 됩니다. 또 더 얘기해 주시죠.
◆ 이경아> 조금 가다 보면 바로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가 칠은교. 이름처럼 7명의 도인이 은둔하여 살면서 인삼씨를 심고 가꾸었다는 데서 유래했고요. 이 다리가 나오면 '드디어 오르막길로 가야겠구나.' 하는 예고편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도현> 마음의 준비해야 하는군요.
운일정 오르는 길.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네. 운일정으로 오르는 길이 두 번째 구간인데 겨울철이라 저도 1월에는 아이젠 신고 올라갔었어요.
◇ 김도현> 아, 미끄러워서.
◆ 이경아> 네. 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일주일 전에도 다녀왔는데 걷기는 괜찮으시고 그래도 겨울철에는 늘 조금 준비하시는 것이 좋고 안전을 위해서는 조금 더 조심해서 걸으시면 좋겠는데 자신이 없으신 분들은 칠은교 옆쪽 길을 택하시면 오히려 데크길이 나 있어요.
◇ 김도현> 아, 그러면 조금 쉽겠네요?
운일정 오르는 입구.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거기로 가면 모든 길이 평탄한 길이 되기 때문에 난이도가 쉬워지고 '나는 좀 그래도 걷는다' 하시는 분들은 특히 2월이기 때문에 운일정으로 향하는 천리길 노선 그대로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당연히 오르막길을 오르고 땀이 나서 '괜히 왔나?' 싶을 때쯤 드디어 하늘이 딱 보이면서 운일정 정자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어요. 진짜로 올라 보면 탄성이 절로 나고 협곡임이 실감 납니다. 부는 바람하며 거기서 보이는 뷰, 이런 것들은 제가 설명을 사실 다하기 힘들 정도라서 이 운일정에서 꼭 그 장면들을 놓치지 마셔야 하고 다른 계절에 오시면, 지금은 2월까지라서 겨울철 통제가 되고 있는데 이 운일정에서 5분 거리에 요즘 가장 핫한 구름다리가 드디어 작년에 개통됐기 때문에 그곳을 꼭 건너셔야 하는 것이죠. 지금은 못 건너십니다.
◇ 김도현> 좀 날씨가 풀려야 하는군요.
구름다리.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네. 조금 위험도도 있고 해서. 그래서 그 구름다리는 이번에는 건너지 못하시지만 3월부터는 가능하시고요. 운일정에서 대신 많은 것들의 뷰를 감상하시고 드디어 내리막길에 돌계단, 나무계단, 철계단이 쭉 있어요.
◇ 김도현> 아이고, 미끄럽습니다. 조심하셔야겠어요.
◆ 이경아> 네. 그곳을 내려가시면 학생들이 엄청나게 좋아하는, 특히 춤을 춰도 될 정도의.
◇ 김도현> 핫스팟.
무지개 다리.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네. 무지개다리에 도착하는데요. 저절로 있어도 흔들거려요. 그래서 아이들이 1박 2일처럼 점프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고. 이왕 이곳에 들어왔으면 그래도 계곡인데 여름철은 아니지만 조금 물에 가까이 가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 김도현> 앗, 추워.
◆ 이경아> (웃음) 그렇게 보실 수 있는 지점이 바로 무지개다리 옆으로 돌아서 가면 천렵바위라고 하는 거의 길이 5m 정도 될 법한 바위가 3개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요. 딱 거기를 보면 '여기서 뭔가 밥해 먹기 제일 좋은 것 같은데?' (웃음)
◇ 김도현> (웃음) 좀 주저앉을 만하군요?
천렵바위.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네. 저는 거기서 간식을 먹게 되는데 예전에 부녀자들이 거기에 솥을 걸고 여러 가지를 해 먹었다고 하는 천렵바위입니다.
◇ 김도현> 그런 느낌이에요.
◆ 이경아> 천렵. 그래서 그곳에서 천렵바위도 보시고 바로 내려가면 물을 만지실 수도 있고 어쨌든 가운데서 주자천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김도현> 너무 예쁩니다. 계속 걸어볼게요.
◆ 이경아> 좀 바쁜데 무지개다리를 지나가면 저희 식구들이 저와는 달리 걷는 것을 엄청 싫어해요. 하지만 저희 식구들이 '더 갈 길은 없어?'라고 물을 정도로 아주 재미있는 데크길이 나옵니다.
데크길 처음.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데크길 걷기 너무 좋아요.
◆ 이경아> 네. 그래서 남녀노소. 저는 90세 드신 할머니하고 실버카 밀면서 같이 다녀왔거든요. 그래서 가족 모두 가는 길로 강추하고 심지어 반려견도 함께 걷는 '눈치 보지 마시개 길'이에요.
눈치보지마시개길.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웃음) 아우, 귀여워. '눈치 보지 마시개 길'입니다.
◆ 이경아> 그래서 진짜 식구가 다 같이 걸을 수 있는 너무나 편하고 예쁜 길이어서 이곳은 편하니까 무조건 사진을 많이 찍으시면서 가시면 됩니다.
◇ 김도현> 천천히 사진 찍으면서 걸으면 되겠네요.
데크길 끝 놀이공간.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네. 또 끝나는 곳에 마침 가족들이 좋아할 집라인 등 놀이기구도 있으니까 그쪽에서 걸으시면 되고. 이 8.8km를 다 못 걷겠다 하시는 분들은 아마 이 구간만 걸으셔도 되게 많이 반하게 되실 것입니다.
◇ 김도현> 여기까지만 걸어도.
◆ 이경아> 네, 운일정까지 못 올라가시더라도 딱 이 부분만.
◇ 김도현> 그러면 이분들은 이분들대로 보내고 저희는 계속 한번 걸어봅니다.
닥밭골 나무계단 길.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그래요. 닥나무가 많았다고 그래서 닥밭골산림욕장 구간이 나오는데 앞에서 말씀드린 구간은 그래도 사람들이 조금 손을 대서 예쁘고 편안합니다. 그런데 이곳은 그런 손길이 거의 없어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시는 분들은 이 길에서 많이 반하실 것이고.
◇ 김도현> 이 길 힘들다. (웃음)
◆ 이경아> 그런가요? 하지만 오히려 지암 매트길, 야자매트 깔려 있고 흙길이라서 길은 평온하고 어딘지 모르게 갑자기 물소리 나고 물이 철철 흐르고 그래요.
◇ 김도현> (웃음) 그렇군요.
닥밭골 고드름 벽.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또 옆에는 이쪽도 역시 고드름 벽이 있습니다.
◇ 김도현> 오, 여기도 고드름 병풍까지 볼 수 있군요.
◆ 이경아> 네. 하지만 평지니까 저는 이곳을 이름 지을 때 시간이 멈춰진 평온한 길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은 길이에요.
◇ 김도현> 시간이 멈춘 길.
◆ 이경아> 한번 걸어보시면 좋겠고요. 이제 드디어 마지막을 향해서 갑니다. 와룡암으로 향하는 길. 이 와룡암으로 향하는 길은 마을사람들이 예전에 다니던 길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주자천은 조금 더 폭이 넓어졌죠. 아까 상류에서 좀 내려갔고 한편으로는 마을도 보이고. 그래서 당연히 '이제 길이 진짜 끝나나 보다.' 그럴 때쯤 바로 한편에 주천서원이 기다리고 있고.
◇ 김도현> 어머.
와룡암 징검다리.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거기에 징검다리를 건너가게 되면 맞은편에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된 고풍스러운 목조건축물 와룡암이 나타납니다.
◇ 김도현> 제가 '어머!' 하고 소리 지른 것이 뭐였냐면 전북CBS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로 들어오시면 먹고개 입구에서 와룡암, 주천면행정복지센터 이렇게 쭉 가는 길 중에 아까 돌로 된 징검다리 얘기하셨잖아요. 너무 예쁜 거예요.
◆ 이경아> 처음 보고 저도 반해서 제 최애 장소예요.
◇ 김도현> 정말. 너무 예쁘네요.
주천서원.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앉아있으면 당연히 이곳에서 뭔가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데 이곳은 병자호란의 치욕으로 한양에서 낙향한 김중정과 그의 조부인 김충립이 설립한 후학 유림을 양성하는 장소입니다. 용의 모양을 한 암반 위에 지어진 정자인 와룡암이 있는데 원래 천변에 있어서 그분들이 했던 집필된 저서들이 많이 유실되고 또 물을 건너기가 불편하니까 현재의 위치로 다시 옮겼습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주천서원과 같은 편에 있었는데 이쪽 편으로 옮기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저는 그곳을 가면 아이들하고 글쓰기 대회나 그림 그리기 같은 이런 행사를 꼭 하고 싶고 진짜 희망사항이 있다면 여기 배경으로 찍으면 사진이 너무 잘 나오는데 방탄소년단이 와서 이 와룡암을 배경으로 꼭 사진을 찍어서 앨범 재킷사진이 나왔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여름 와룡암.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제가 가서 한번 찍을게요. (웃음)
◆ 이경아> 여러 명이 찍으면 더 예뻐요. (웃음)
◇ 김도현> 컴온라디오 가서 한번 찍겠습니다. (웃음)
◆ 이경아> 꼭 오세요. (웃음)
◇ 김도현> 그럼 이제 주천면행정복지센터까지 저희가 코스를 마무리해 봤습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꼭 봐야 하는 포인트 3가지 들어볼게요.
대불바위 표지판.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제가 운일암반일암이라는 바위는 찾지 마시라 그랬고 대불바위라는 바위는 꼭 찾아보셔야지 후회가 없으신데요.
◇ 김도현> 대불바위.
대불바위.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대불바위는 지금 천리길은 천변을 건너지 않았기 때문에 주자천을 아까 무지개다리 있는 쪽에서 건너서 약간 위쪽을 향하면 이 계곡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도덕정이라는 정자가 하나 나와요. 그곳이 많은 곳을 조망할 수 있는 운일암반일암의 28경 중 하나에 속하는 그런 장소인데요. 바위들이 2m, 3m는 기본이고 5m, 이렇게 너무 많아서 저는 그곳을 대불바위와 그 외 바위촌이라고 이름을 붙여줬어요.
바위촌. 이경아 해설사 제공 ◇ 김도현> '대불바위와 그 친구들' 약간 이런 느낌? (웃음)
◆ 이경아> 그렇죠. 대불바위는 거의 높이가 40m고 바위 위에 바위를 또 포갠 모습이, 그리고 그 위에 부처님 얼굴처럼 살짝 웃고 있는 표정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그 대불바위를 꼭 보셔야 진짜 이곳이 바위도 많지만 참 멋있다. 그리고 이곳을 보다 보면 아무리 역사나 다른 지질에 관심이 없더라도 '도대체 이 바위는 어디서 온 것들이야?' 이런 궁금증이 당연히 생기거든요.
◇ 김도현> 호기심이 생기는 곳입니다. 두 번째로는요?
와룡암.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두 번째로는 아까 제가 당연히 말씀드렸던 것처럼 와룡암. 더 설명드릴 필요가 없겠죠.
◇ 김도현> BTS 와달라. 세 번째는요?
구름다리 위.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그리고 세 번째는 바로 작년에 개통된 가장 핫한 장소 구름다리입니다. 순창 채계산은 많이 가셨는데 규모는 비슷할 수 있지만 제가 탐방객한테 물어봤어요. '어떤 것이 달라요?' 그랬더니 '이곳에서 보이는 경치가 참으로 좋습니다.' 밑이 계곡물이고 앞쪽으로 전경도 좋고 그래서 뷰들을 많이 추천하시더라고요.
구름다리에서 본 전망. 이경아 해설사 제공◇ 김도현> 시원한 뷰가 있는 구름다리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길인지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요?
◆ 이경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저는 오감탄생소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영화 보다 보면 터널을 싹 지나가면 세월이 확 바뀌어서 나오는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 김도현> 많이 있죠.
운일암반일암 숲길. 이경아 해설사 제공 ◆ 이경아> 저도 그런 것처럼 저희 운일암반일암을 지나고 나면 감각기관들이 새롭게 바뀔 것입니다. 좋은 소리 들으셨죠, 눈에는 엄청난 뷰를 보죠. 이런 자연의 소리, 눈 밟는 소리 같은 것은 다른 데서 느끼실 수 없거든요. 그래서 5가지 감각기관이 완전히 리세팅 되는 장소여서 저는 오감탄생소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 김도현> 내 오감이 다시 태어나는 장소입니다. 이렇게 저희가 열심히 걸어봤어요. 쉼없이 걸었는데 운일암반일암 숲길 저도 꼭 한번 걸어보고 싶습니다. 전라북도의 아름다움을 걸으면서 만끽하는 명품 여행길, 전라북도 천리길. 오늘은 44개의 길 중 40번째 길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을 함께 걸어봤습니다. 이제 더 추워지지는 않을 것이고 날씨가 풀리기 전에 겨울에 운일암반일암 숲길을 걸어봐야겠어요. 이경아 해설사님, 멋진 안내 감사했습니다.
◆ 이경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