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서울, 샘컴퍼니 제공 배우 유인촌(72)과 박해수(42)가 연극 '파우스트'에서 만났다. 3월 3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개막하는 이 작품에서 유인촌은 파우스트를, 박해수는 메피스토를 연기한다.
유인촌은 1996년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텔레스' 역을 연기한 이후 27년 만에 동명 작품으로 돌아왔다.
그는 21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파우스트' 제작발표회에서 "파우스트 역할은 처음이다. 인간으로서 최고 지성을 갖췄지만 끊임없이 욕망하고 선과 악이 분명한 파우스트의 다양한 면모를 체화해서 무대 위에 잘 표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극중 파우스트는 주변에서 현자라고 칭송할 정도로 평생 학문을 공부했지만 인생에 깊은 회의감을 느껴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한다. 그때 악마 메피스토가 인생의 쾌락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에게 영혼을 건 계약을 제안하고 파우스트는 이를 수락한다.
유인촌은 "지난해 연극 '햄릿'(신시컴퍼니 제작)에서 젊은 배우와 나이 든 배우가 함께 작업했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며 "작품에 대한 관점이나 표현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연습 과정에서 젊은 배우들에게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연극 '낫심'(2018)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 박해수는 "연극 무대가 간절했지만 당시 제가 해야 할 몫이 있어 매체를 통해 대중을 만났다"며 "그러던 중 저한테 필요했던 작품인 '파우스트'가 찾아와 줬다"고 말했다.
2007년 연극 '안나푸르나'로 데뷔한 그는 최근 몇 년간 '오징어게임' '수리남' '야차' '사냥의 시간' 등 넷플릭스가 제작한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메피스토가 쉬운 역할은 아니다. 두렵고 무겁게 작품에 임하고 있다"면서도 "처음과 달리 지금은 즐거운 악몽과 함께 살고 있다. 하루하루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대선배 유인촌 등과 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박해수는 "유인촌 선생님의 고품격 연기를 보면서 자랐다. 대본 첫 리딩 때 접한 선생님의 대사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느낌이었다. '한국어의 발음, 고저장단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느꼈다. 나중에 공부하려고 조용히 녹음했다"고 말했다. 박해수는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극중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쾌락을 선사하며 그의 파멸과 타락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박해수는 "악인이지만 악인같지 않은 모습이 보열 때도 있다. 이런 부분을 세밀하게 표현하면 관객이 공감하는 메피스토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젊어진 파우스트는 박은석, 그레첸은 원진아가 맡았다. 젊어진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의 계략에 빠져 현세적 욕망과 쾌락에 사로집히는 인물이다. 그레첸은 젊은 파우스트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면서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위험에 빠진다. 모두 원캐스트다. 연출은 양정웅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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