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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검찰의 '도 넘은' 압수수색…경기도의 이유 있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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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뒤끝작렬]검찰의 '도 넘은' 압수수색…경기도의 이유 있는 반발

    편집자 주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김동연 PC가 무슨 상관?…"檢 무차별적 압색, 도 넘었다"
    김동연 "코미디하나…尹의 '검(檢)주국가' 좌시 않을 것"
    "공무원들, 검찰에 '벌벌 떨어'…사기 위축 심각"
    행정기관에 대한 강제수사는 신중 · 치밀 · 압축적이어야
    추락하는 검찰 신뢰도…냉정한 자기 성찰 필요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근무한 경기도청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근무한 경기도청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경기도가 검찰에 단단히 뿔이 났다.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모양새다. 과도하고 잦은 압수수색과 수사자료 임의제출 요구 때문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근무했던 수원시와 의정부시의 경기도 남·북부청사와 경기도의회 등 19곳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동연 PC가 무슨 상관?…"檢 무차별적 압색, 도 넘었다"

    검찰은 경기도의 반발과 관련해 "영장 범위 내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있고 경기도에도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경기도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경기도의 반발을 산 대목은 김동연 지사의 업무용 컴퓨터를 포함해 집무실과 비서실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넣은 점이다.
     
    김진욱 경기도 대변인이 22일 경기도청에 대한 검찰의 무차별적 압수수색을 비판하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있다. 경기도 제공김진욱 경기도 대변인이 22일 경기도청에 대한 검찰의 무차별적 압수수색을 비판하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진욱 대변인은 이날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7월 취임한 김동연 지사의 PC가 2020년 1월에 퇴직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김 지사의 PC는 지난해 취임 이후 이미 새 것으로 교체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의 무차별적인 '먼지털이식 압수수색'이라는 항변이다. 실제로 검찰은 김 지사의 PC를 포렌식까지 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청에 대한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은 모두 13차례나 이뤄졌다. 한 달에 평균 두 번꼴이다.

    김 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검찰을 맹비난했다.

    그는 "오늘 민(民)주국가가 아닌 검(檢)주국가의 실체를 똑똑히 봤다"며 "대한민국 시계를 얼마나 거꾸로 돌리려고 하는가. 이런 무도함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그동안 압수수색 뿐만이 아니라 방대한 '수사자료 임의제출 요구'로 경기도 공무원들을 압박해왔다. (관련기사:쏟아지는 '검찰' 수사자료 요청 vs 깊어지는 '경기도' 고민)
     
    검찰은 특히 단순히 '임의 제출 요청 공문'을 접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사관들을 직접 경기도청에 보내 거듭 재촉하고 전화를 통한 압박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관들이 22일 결재서류가 쌓인 김동연 경기도지사 책상에 앉아 김 지사의 PC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 페이스북  검찰 수사관들이 22일 결재서류가 쌓인 김동연 경기도지사 책상에 앉아 김 지사의 PC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 페이스북 
     

    "공무원들, 검찰에 '벌벌 떨어'…사기 위축 심각"


    당연히 경기도 공직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관련 부서 직원들은 다 검찰에 대해 '벌벌 떨고 있다'"며 "검찰의 자료 요청 압박과 압수수색 등으로 담당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돼 사기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달에는 감사원의 기관운영 감사도 진행 중이다. 이미 '파김치'가 된 경기도 공직자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행정 마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불만도 폭발하고 있다.
     
    물론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엄정하게 진행돼야 한다. 이에 대해 토를 달 사람은 없다.
     
    하지만 행정기관에 대한 강제수사는 신중하고 치밀하며 압축적이어야 한다. 실력이 출중한 검객은 언제나 정곡을 찌르지 칼을 마구잡이로 휘두르지 않는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서 민생을 살피는 최일선 기관이다. 그만큼 에너지 가격과 교통요금 급등,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 지원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가 얼마나 심각하면, 연일 '비상경제민생회의' 등을 통해 "비상한 각오로 서민의 어려움을 살피겠다"고 강조하겠는가.
     

    추락하는 검찰 신뢰도…냉정한 자기 성찰 필요

    22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청 비서실 앞. 연합뉴스22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청 비서실 앞. 연합뉴스
    경기도의 주장대로 검찰의 과도한 압수수색으로 공무원의 사기가 떨어지고 업무가 마비돼 경기도민이 피해를 입는다면 검찰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장자판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법원도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16일(목)~17일(금)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검찰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56.4%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6.2%에 달했다.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은 41.7%에 그쳤다.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검찰도 국민의 믿음 없이는 바로 설 수 없다. 경기도의 이유 있는 반발에 대해 냉정한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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