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정순신 전 검사가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지 하루 만에 낙마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연일 비판하며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나섰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해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들이 이번에 검찰의 민낯, 특권층들이 어떻게 교육을 하고 어떤 인식을 갖는지 그 실체를 봤다"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정 본부장 아들의 학교폭력 관련 의혹이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 인사정보관리단의 실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비판하며 다음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정 본부장 아들의 학교 폭력 관련 의혹이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다음 주에 인사정보관리단을 대통령실 또는 인사혁신처 산하로 두도록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역시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근거한 것인 만큼 기존 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는 방안을 통해 경찰 인사를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인사검증 실패를 두고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공정과 상식이 무너져버린 인사의 부끄러운 귀결"이라면서 "반복되는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께 즉각 사과하고 인사 검증 라인을 엄중히 문책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 검증의 책임이 있는 경찰청과 법무부, 그리고 대통령실은 '인사 검증 실패'의 원인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다"면서 "정순신 전 검사가 학교 폭력 가해자 아들을 위한 소송을 비밀리에 진행하기라도 했느냐"고 비판했다.
김의겸 대변인도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문제는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 분명한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등 인사검증을 책임진 사람들만 '까막눈'이었다. 인사검증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직접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의 모습. 류영주 기자국민의힘은 전날 정 전 검사에 대한 인사 검증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고 그의 사퇴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아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적용하는 것은 '연좌제'라는 발언이 나온 가운데 이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5일 "정순임 본부장의 사의를 존중한다"며 "사안의 심각성이나 국민 정서 등을 고려했을 때 국가적 중책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더 늦지 않게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좌제' 발언에 대해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우리 당이 연좌제를 거론하며 방어한 것은 문제"라며 "앞으로 이러한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인사 검증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