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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일타 스캔들' 이봉련, 촬영 중 희열 느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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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일타 스캔들' 이봉련, 촬영 중 희열 느낀 순간

    핵심요약

    tvN '일타 스캔들'에서 김영주 역 연기한 배우 이봉련 ①
    뼈아픈 교육 현실 다루면서도 결국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이는 얘기라서 끌려
    개별적인 사건 없이 행선과의 케미 중요했던 영주 역, 처음엔 어려워
    전도연과 함께한 첫 촬영에서 고민 사라져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일타 스캔들' 배우 이봉련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AM엔터테인먼트 제공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일타 스캔들' 배우 이봉련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AM엔터테인먼트 제공학창 시절부터 성인이 되고 나서도 늘 곁을 지키는 든든하고, 죽이 잘 맞는 친구.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의 김영주 역을 한마디로 소개하면 '주인공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드라마에서 숱하게 등장한 역할이다. 이봉련은 이 역할이 왔을 때 사실 어려울 것 같다는 염려가 먼저 들었다. 자기만의 고유한 사건이 있기보다는 주인공 행선(전도연)과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하고, '국가대표 반찬가게'라는 장소에만 주로 머무는 캐릭터였기에 오히려 만만찮은 '도전'이라 여겼다.

    마음에 안고 있던 어려움은 첫 촬영 때 풀렸다. 행선 역의 전도연과 호흡을 맞추고 나서야, '현장'의 중요성에 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는 게 이봉련의 설명이다. '일타 스캔들'에서 활력소로서 큰 역할을 한 김영주 역 배우 이봉련을,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일타 스캔들'은 입시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학원가를 둘러싼 이야기다. 입시를 앞둔 딸(실은 조카) 남해이(노윤서)를 위해 입시 지옥에 뒤늦게 입문한 남행선과,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안다는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로맨스를 그린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이봉련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것은 '밥'이라는 소재였다. 섭식장애가 있어 음식을 잘 못 먹는 최치열은 '국가대표 반찬가게'의 남행선표 반찬과 도시락만은 편하게 먹는다. 결국 '밥 한 그릇 먹이는' 얘기라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영주의 패션 트레이드 마크는 큰 머리핀이었다. tvN 제공영주의 패션 트레이드 마크는 큰 머리핀이었다. tvN 제공이봉련은 "뼈 아픈 대한민국 교육 현실, 아이들의 문제 이런 건 많이 다뤘지만 그런 것들이 여전히 있는 와중에 밥 한 그릇 먹이는 얘기가 되게 매력적이었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누리지 못하는 인간이 따뜻한 밥 한 그릇 먹고 힘을 내고, 잃어버렸던 인간적 면모를 되찾고 온기를 느낀다는 것. 소소하지만,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던 이야기에서 비켜난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이) 따뜻해서 선택했어'라고 할 순 없다. 1회부터 무거운 이야기가 존재해서. 뭔가 사람이 죽었고, 학생이 투신하는 무거운 것들이 있는 상태에서 그쪽으로 드라마가 달려갈 것 같은 와중에, (이야기가) 식탁으로, 밥으로 오니까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부연했다.

    작품이 무슨 이야기를 펼치고 싶어 하는지만큼이나 '배우'에게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이봉련은 자신에게 주어진 김영주 역할이 어렵게 다가왔다.

    이봉련은 "저는 거의 반찬가게에만 있기 때문에 어떤 사건이 저한테 존재하지 않는다. 사건이 일어나는 행선과의 케미가 너무 중요하고, 감정적으로 극대화된 장면이 없고 소소한 일상을 산다. 그게 되게 어렵게 느껴지더라. 오히려 평범하고 잔잔해서 도전과는 거리가 있을 것 같지만, 그 어떤 것보다 도전하는 기분으로 했다. 쉽지 않아 보였다"라고 전했다.

    이봉련은 극중 행선의 오랜 절친 영주 역을 연기했다. '일타 스캔들' 캡처이봉련은 극중 행선의 오랜 절친 영주 역을 연기했다. '일타 스캔들' 캡처'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씻어낸 건 첫 촬영 때였다. 이봉련의 표현을 빌리면 "행선을 만나고 난 다음"이다. 그는 "현장에서 배우 만나서 장면을 만들어내면서부터는 걱정이 사라졌다. '이건 무조건 만나서 해결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확실히 가졌던 것 같다. 혼자 상상한 것과 배우들이랑 만나서 하는 건 다르더라. 고민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첫 촬영에서 비교적 빨리 부담과 고민을 털어낼 수 있던 데에는 유제원 감독의 덕도 있다. 이봉련은 "유제원 감독님 현장이 굉장히 계획을 철저하게 가져간다. 그게 순조롭게 잘 흘러가기도 했고, 감독님이 가진 기질이 굉장히 좋으셔서 편하게 해 주시는 것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봉련과 가장 오랜 시간 붙어있는 행선 역의 배우 전도연은 '배우의 집중력'을 체감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전도연은 '행선' 그 자체였다는 게 이봉련의 설명이다. 이봉련은 "배우 개인의 어떤 것이 드러나는 게 아니라, 장면을 찍을 때 그냥 행선 같다. 행선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행선 그 자체로 계시는 것, 그게 배우의 힘이지 않을까. 그럼 나 또한 그 집중력에 응답해야 한다"라며 "저도 제가 가진 집중력으로 제 몫을 다했고, 그런 게 잘 어우러져서 케미를 만드는 데 좋지 않았나 싶다"라고 바라봤다.

    '일타 강사' 치열이 해이에게 비밀과외를 해 준다는 것을 숨겼을 때, 영주는 행선에게 큰 섭섭함을 느낀다. 계속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분을 풀어주려는 행선에게 "말 시키지 마시죠, 사장님. 일개 직원인 저는 사장님 가정사에 외람된 간섭을 일절 삼가고 일만 할 거예요. 사장님도 그렇게 말 까시지 말고 선 좀 지켜주세요. 우리가 뭐 같이 사는 가족도 아닌데"라고 차갑게 군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미안하다고 하는 행선이 다가와 볼에 뽀뽀를 하자 화들짝 놀라면서도 표정이 풀어진다.

    이봉련은 처음 영주 캐릭터를 받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으나, 전도연과 함께한 첫 촬영 후 근심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M엔터테인먼트 제공이봉련은 처음 영주 캐릭터를 받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으나, 전도연과 함께한 첫 촬영 후 근심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M엔터테인먼트 제공오랜 친구는 사이가 틀어졌을 때 어떻게 화해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봉련은 "저를 만지고 제 귀에 뽀뽀하시고…"라며 "배우와도 이렇게 스킨십을 너무나도 자유자재로 하시는 선배님과 만나니까 그게(장면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저는 (다른) 배우 만지는 걸 어려워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망설임'이나 '쭈뼛거림'은 '개인' 이봉련일 때의 일이다. "개인은 그렇지만 역할로 만났을 땐 뭐든 한다"는 게 이봉련의 설명이다.

    "개인의 성향으로는 옆에 가서 스킨십을 잘 안 하는데, 장면 안에서 되는 걸 보면 신기하긴 해요. 각자 몫을 하다가 탁 맞아질 때 좀 희열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화해하는 장면이 좋았던 게 저도 그렇게 화해해본 적이 없는 거예요. 삐침을 표현해도 서로 불편하게 할 필요 있나, 하고 적당히 '알았어' 할 텐데 (영주는) 너무 오래 삐쳐 있고 (행선은) 풀어주려고 눈치 보잖아요. 그러고 나서 둘이 너무 철딱서니 없고. (웃음) 어제 (길게) 삐쳐 있던 것에 대한 무게감이 하나도 없는… (웃음) 영주다웠어요. 오래 같이 있을 수 있는 이유가 있는 거죠."

    잔잔하고 평범해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도전처럼 느껴졌다는 역할, 이를 체화하고 직접 연기한 이봉련이 느낀 김영주라는 인물의 매력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게 '얘는 얘 삶은 없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봤을 때 영주는 장면에서 빠져 있어서 그렇지 지금 너무 바쁜 애거든요. (일동 웃음) 너무 바빠요, 얘는 (웃음) 정말 바쁜 애고 엄마랑 같이 살고 연애하면서 주선해 준 선 자리도 가고, 미라클 모닝도 해서 동호회 활동도 하고 부수적인 모임도 있잖아요. 메신저 창이 노트북에 아홉 개는 열려 있을 거예요. (메신저 창에서) 실수도 한 것 같고요, 왠지. (웃음) 동호회가 많아서 공지사항이 다른 방으로 간다든지. (웃음) 오히려 영주한테는 (만남이) 성사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공지사항 쪽 실수지 관계에 대한 실수는 아니라는 거죠. (일동 웃음) 만남이 아니라 내일 몇 시까지 이런 공지사항! 영주 인생은 굉장히 바빠요. 그런 와중에 행선과의 장면이 드라마 속 흐름인데 그때 영주라는 사람은 사실 보면 국가대표 반찬가게 일을 하면서 재우, 행선, 해이 전반적인 상황을 꿰고 있는 사람이라고 봐요. 큰 맥락을 보고 나름대로 다 컨트롤하는 포지션을 잡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사람을 위해서 진짜 힘써야 할 때 (힘을) 발휘하지 않았나 싶어요. 농담대로, 조력자로서도 조력자 역할 충실히 하고요."

    배우 이봉련. AM엔터테인먼트 제공배우 이봉련. AM엔터테인먼트 제공영주라는 캐릭터를 외적으로도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 앞머리를 내린 스타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이봉련이 냈다. 패션의 핵심은 머리 집게였다. 드라마 분장팀, 의상팀이 '영주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해서, 입은 옷에 맞는 집게 핀만 매번 8~9개가 준비돼 있었다고.

    이봉련은 "개인적인 제 취향으로 리본 큰 건 잘 안 하고 사 볼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는데, 어느 순간 예뻐 보이더라. 되게 간편하기도 하고. 그 덕에 머리를 길렀다. (촬영 때보다 머리가 많이 길어서) 도연 선배님이 한 번 못 알아본 적도 있다. 뒷모습만 보고 '누구셔?' 하다가 '어머, 깜짝 놀랐어!' 하시더라. 다른 여자가 있는 줄 알았다고"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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