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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대책위 "창작자 죽음 막지 못하면 만화·웹툰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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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영대책위 "창작자 죽음 막지 못하면 만화·웹툰 미래는 없다"

    이우영사건대책위, 비공개 대책회의 결과 일부 공개
    "불공정 제도 바꾸지 않으면 제2·3의 이우영 만날 것"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검정고무신 고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공동제작자인 이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발언도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2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검정고무신 고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공동제작자인 이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발언도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가족을 잃은 것은 저뿐만이 아니라 자식을 가슴에 묻고 애간장이 녹아내리는 부모님과 남편을 대신해서 이 짐을 짊어져야 하는 형수, 기영이 삼 남매처럼 잘 성장하고 있던 삼 남매 조카들에게 아빠를 잃은 아픔을 제가 물어보고 확인하기조차 힘이 듭니다."

    최근 저작권 분쟁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이우영 작가와 만화 '검정고무신'을 함께 제작한 동생 이우진 작가는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울먹이며 이렇게 읊어내려갔다.

    이우진 작가는 "형이 마무리하지 못한 이 분쟁을 해결하고 후배와 제자들의 창작 활동을 보호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며 "혼자서 싸우다가 아주 멀리 떠난 형에게 책임감 없다, 심약하다 말하기 전에 형이 전하고 싶었을 이야기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고(故) 이우영 작가와 이우진 작가는 형설앤과의 장기간에 걸친 저작권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압박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병원 신세까지 져야 했다.

    이우영사건대책위원회는 "세대를 막론하고 사랑을 받은 '검정고무신'을 그린 작가가 작품 저작권을 강탈당하고 그 괴로움에 못 이겨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 만화·웹툰계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형설앤 측은 이우영 작가가 자식보다 소중하다고 말한 캐릭터의 저작권을 부당하게 갈취하고 작가의 생명과도 같은 창작까지 가로막아 이우영 작가의 삶을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형설앤 측은 '검정고무신'과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유가족들에게 돌려주고 모든 '검정고무신' 사업에서 물러나며, 민사소송을 모두 취하하라"며 유족들과 만화인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한국만화가협회, 한국웹툰작가협회·한국여성만화가협회 등 16개 만화계 단체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등 7개 문화계 단체, 국민의힘 김승수,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 등 정치권 관계자들까지 참여한 기자회견에 이어 대책위는 3시간에 걸친 이우영 사건 비공개 대책회의를 가졌다.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과 박광철 이사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을 근거로 한 신고 작업을 통해 형설출판사의 불공정 계약에 문제 제기를 하고, 신고 절차 진행 중에 발견되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강화하는 입법 운동을 제안했다.

    박 이사는 "현재 문체부가 진행하고 있는 표준계약서는 연구 단계에서 창작자 단체가 철저히 배제 됐다"며 "표준계약서는 이우영 작가가 겪은 고통을 업계 표준으로 확장하는 독소조항이 가득한 계약서"라고 비판했다.

    이우영사건대책위가 2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10간담회의실에서 표준계약서, 만화진흥법, 예술인권리보장법, 저작권법 등의 개정 및 보완을 통한 창작자의 권익 개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대책위 제공이우영사건대책위가 2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10간담회의실에서 표준계약서, 만화진흥법, 예술인권리보장법, 저작권법 등의 개정 및 보완을 통한 창작자의 권익 개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대책위 제공
    강욱천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사무총장,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박선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연구소장은 만화계의 이슈와 연대하면서도 예술계 전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문화예술계의 공통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만화뿐 아니라 영화나 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자 단체가 연대해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각 문화예술 단체가 '협의체'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연대 단체를 확장하자고 주장했다.

    한국만화가협회 신 회장은 "사업자 형설앤 측은 작가가 손수 만든 캐릭터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며 "최근 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의 우울증 비율은 평균에 비해 3배가 넘는다고 한다. 과도한 노동, 불법공유로 인한 허탈함, 불공정한 계약이라는 힘든 환경 속에서 우리는 자의 타의로 죽어가는 제2, 제3의 이우영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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