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태국 현지에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음란 생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녹화영상 캡처태국 여행 채널을 운영해온 일부 한국 유튜버들이 생중계에서는 현지 여성들과의 음란 행위를 버젓이 방송하며 금전적 이득까지 챙긴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 행위임은 물론, 국격 훼손과 현지에서의 혐한(한국 혐오) 정서를 부추길 수 있어 신속하고도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음란 생방' 후 흔적 지우기…후원계좌 노출
29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유튜브 생방송 녹화(캡처)물을 보면, 남성 A(20대 추정)씨가 태국 내 유흥주점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현지 여성 2명과 출연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방송 날짜는 지난 25일로 적혀 있다.
이어 A씨는 변태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으며 점차 수위를 높여갔다.
또 다른 캡처 영상에서는 검은색 옷차림을 한 다른 남성과 태국어를 사용하는 여성 3명 등이 함께 등장하는데, 이들은 한국 가요에 맞춰 춤을 추면서 연신 선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실시간 채팅창에는 "검정이 ○○○ 보인 것 같다", "이미 보였다"는 반응 글이 올라왔다.
A씨가 다른 유튜버가 태국 유흥업소에서 방송하고 있는 모습을 동시 생중계한 영상도 있다. 자극적인 영상으로 서로의 채널을 홍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성매매 알선과 관련된 내용도 등장한다. A씨는 중년의 한국인 여성을 '엄마'로 부르며 성매매를 뜻하는 '2차' 비용과 방식 등에 대해 대화하는 내용을 고스란히 생방송했다.
특히 그는 방송 화면 하단에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계좌번호를 노출시켰다. 일부 영상에서 스마트폰 입금 내역을 과시한 A씨는 "계좌후원 87만 원 받았다", "성공하면 형님 보석가게에서 팔찌 꼭 사고 싶다", "정정한다. 50만 원이 아니라 300만 원이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런 원정 음란 방송을 한 것은 A씨뿐만이 아니다. 유튜버 B(40대 추정)씨도 태국에서 이른바 '야킹(길거리에서 여성 섭외하는 야외부킹의 준말)'을 하거나, A씨와 비슷한 방식으로 음란 생중계를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B씨 방송의 주요 장면을 종합한 제보 영상에 따르면, B씨 등은 태국 여성들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을 하는가 하면 방송 후원금에 대해 감사 표시도 했다.
이 같은 영상들은 대부분 별도의 로그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녹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속해 시청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중계가 끝난 뒤에는 영상을 다시 볼 수 있는 링크를 삭제하는 식으로 흔적을 모두 지웠다.
한국인 음란 유튜브 논란 '일파만파', "뿌리 뽑아야"
B씨의 부적절한 유튜브 방송에 대해 태국 현지의 한 언론에서 보도된 장면. 방송 캡처그간 인터넷 방송 등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혐오감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한 문제제기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있어 왔다.
더 큰 문제는 해당 논란이 최근 태국의 이주노동자가 경기 포천시의 한 돼지농가에서 사망한 뒤 사체 유기된 사건이 알려지면서 고조된 현지의 혐한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B씨 사례의 경우 태국 한 언론에서 '한국 유튜버들이 태국 소녀들을 위협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술을 마시자고 했다'는 취지로 보도된 이후, 페이스북에 논란이 확산하면서 "블랙(방송 중지)하고, 추방해라", "무섭고 기분 나쁘다" 등 분노에 찬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국내 유명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도 비판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들을 접한 직장인 김모(30대)씨는 "동갤(동영상갤러리)에 태국 여성들과 연락 하는 사람들이 많이 활동하는데, 한국 유튜버들의 음란 방송에 대해 현지 반응이 안 좋다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며 "입장 바꿔서 저런 방송에 미성년자나 한국 여성이 이용됐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중대한 범죄 행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인권+국격 훼손, 강력 처벌해야
이처럼 도 넘은 방송이 지속되는 데 대해 조속히 엄단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인 데다, 타인의 성적 만족을 위해 통신 매체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영상 등을 유포했을 경우 성폭력범죄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사이버수사를 총괄하는 한 경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튜브 음란물 방송과 관련해 새로운 복합적인 유형의 범죄 수법이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방송 링크 등이 삭제됐더라도 기록물이나 계좌 정보 등을 토대로 충분히 수사할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무엇보다 여성 인권을 보호하고 국가의 품격 훼손을 막기 위해서라도 엄격한 수사와 강력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뒤따른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의 인권과 개인정보를 침해했을 소지가 있다"며 "돈을 여성에게 줬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손상 등에 비해 보상이 되지 않을 수 있고 '돈이면 다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개인방송이더라도 국가 간 부정적 선입견을 조성하고 우리나라 이미지를 실추하는 행위"라며 "국내법에 저촉되는 부분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