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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국민의힘은 왜 전광훈 '손절' 못 할까?

    김재원 "전광훈이 우파 천하통일" 잇단 발언 논란에 결국 사과
    전광훈 대중동원력과 극우 진영 넘어 광신 세력 어필하는 '전략' 무리수
    당원 가입 독려 '국민의힘 점령운동' 등 세력화 꾀하는 전광훈
    "전광훈 당원 부풀려져…영향력, 지분 전혀 없어" 목소리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내놓은 잇단 발언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비판여론에 김기현 대표도 경고에 나서자 김 최고위원은 공식 사과하며 몸을 낮췄지만, 당내서는 김 최고위원의 '전광훈 구애'가 개인의 일탈보다는 총선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단' 논란이 있는 전광훈 목사와 확실하게 '손절'하지 못한 채 오히려 기대는 행태에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보수-개신교 세력과 보수정당의 연합은 나름 역사가 있다고 해도 극우 혹은 우편향을 넘어선 이단 논란이 있는 집단까지 지지층으로 설정하는 데 거림낌 없는 행태를 놓고선 "표 계산만 할 뿐 공당의 보편성 추구와 같은 원칙조차 어기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연합뉴스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 최고위원이 전 목사와의 대화 중 "5·18 정신의 헌법 수록 반대"와 같이 일반적인 국민 정서와 괴리되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을 수 있었던 것도 통상적인 교리를 넘어서는 집단에 어필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표를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자기 자신을 겨냥한 발언일 수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한인 보수단체 강연에서 "전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해서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우파 진영의 활동무대가 됐다"며 전 목사를 칭송했다. 그는 최고위원 당선 직후인 지난 12일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의 헌법수록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기간 김 최고위원은 6번의 최고위원회의 중 3번을 불참했다.
     

    전 목사는 전당대회 기간 김 최고위원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1일 전 목사가 주관하는 '3‧1절 국민대회' 단상에 올라 "제가 최고위원이 되면 존경하는 애국 시민 여러분과 손을 잡고 우리 국민의힘과 함께 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는 전 목사 예배에서 신도들을 향해 "김 최고위원은 여러분이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김 최고위원은 "앞으로 매사에 자중하겠다"며 몸을 낮췄지만, 당내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연이은 실언을 개인적 차원의 일탈이 아닌 '전략'으로 해석한다. '태극기부대'로 대표되는 전 목사의 대중 동원력과 극우진영에 어필하는 메시지가 향후 총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영남권 한 의원은 "대구에서 총선을 노리고 있는 김 최고위원이 강성인 전 목사와 손을 잡으면 보수적인 대구에서 지지를 받지 않을까 하고 아전인수식으로 민심을 해석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자유통일당을 이끌고 있는 전 목사는 잇따라 원내 진입에 실패한 후 국민의힘 내에서 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총선을 앞두고 신도들에게 당원가입을 독려하는 '국민의힘 점령운동'을 벌이며 '총선 200석론'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전 목사가 주최하는 집회에서는 신도들이 참가자들에게 국민의힘 당원가입 서류를 배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 기독교는 보수정당의 뿌리이자 한 축일 수밖에 없다"며 "보수정당 인사들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를 지냈던 전 목사 세력을 마냥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 전 목사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전 목사가 가입시킨 당원들이 외부에 부풀려져 알려져 있다. 유력 정치인들이 확보하고 있는 책임당원 수에 비해서도 떨어진다"며 "그들이 자극적인 발언을 하고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수가 많아 보일 뿐 당에 영향력이나 지분이 있다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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