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주장 김미연. 한국배구연맹챔피언 결정전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흥국생명은 이제 결전의 땅 경북 김천으로 향한다.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 가운데 주장 김미연(30·177cm)의 각오가 남다르다.
김미연은 2011-2012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도중 IBK기업은행을 거쳐 2018-2019시즌부터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뛰기 시작했다.
흥국생명에서 첫 시즌부터 정규 리그 1위에 올라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당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 팀은 공교롭게도 친정인 도로공사였고, 우승은 흥국생명과 김미연의 몫이었다.
4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미연은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도로공사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당시 축포를 터뜨렸던 김천으로 3차전을 치르기 위해 떠난다.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4차전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고, 도로공사의 홈 구장인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축배를 들었다.
흥국생명은 3월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25-18, 25-15, 25-21) 완승을 거뒀다. 김미연은 이날 블로킹 1개와 서브 3개를 포함해 9점을 터뜨려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김미연은 도로공사의 목적타 서브 대상이 됐지만 안정적인 리시브로 수비를 든든하게 지켰다. 김미연은 "1차전에서도 리시브를 45회 했다"면서 "우스갯소리로 (김)해란 언니와 (김)연경 언니한테 나 혼자 코트에 있겠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최대한 실수를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서브도 3개를 성공시키며 좋은 감각을 뽐냈다. 김미연은 "오전에는 감이 너무 안 좋아서 걱정을 했는데 경기에서는 때리고 싶은 곳에 때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한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6,108명의 만원 관중이 운집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이에 김미연은 '소름이 끼칠 때도 있고, 주심의 휘슬 소리가 안 들릴 때도 있다"면서 "열심히 소리를 질러주셔서 힘이 나는 것 같다"고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둔 가운데 오는 2일 3차전이 열릴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축포를 터뜨릴지 관심을 모은다. 김미연은 "4년 전 통합 우승을 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숙소에 당시 사진이 걸려 있다"면서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봤는데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다시 보니 '그때도 김천이었지'라는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3차전에서 승부를 끝낸다면 홈 구장인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축포를 터뜨리지 못하는 게 다소 아쉽다. 하지만 김미연은 "인천에서 끝내지 못해 아쉽지만 3차전에서 빨리 끝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