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한국 저출산 문제 집중 조명. 코리에레 델라 세라 트위터 캡처외신들이 한국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한 원인으로 '남녀 갈등', '젠더 갈등'을 꼽았다.
일반적으로 높은 주거 비용이나 양육비 문제가 초저출산의 배경으로 지목됐던 것과 비교해 사뭇 온도차가 느껴진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한국의 엄마들이 파업한다 : 동아시아 호랑이의 멸종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저출산 주요 원인은 남녀 불평등과 직업 환경에서의 차별"이라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남녀 갈등이 심해지면서 많은 여성이 '아기 제조 기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른바 '출산 파업'을 하고 있다"며 "결국 성평등이 낮은 출산율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길거리나 대중교통 등에서 한국 여성들이 하고 있는 '헤어롤'은 한국 남성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대한 '반항'의 상징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 시사 주간지 디애틀랜틱에 "한국에서 성별이 가장 날카로운 사회적 단층"이라는 칼럼이 올라왔다.
이글을 쓴 언론인 안나 루이즈 서스만은 "한국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불신하고 증오하는 것이 기록적인 저출산을 기록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한국의 경제 발전 속도와 비교해 사회적 성역할 변화는 더뎠고 결국 여성들의 분노가 중첩돼 초저출산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스만은 한국의 병역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며 "이같은 남녀 간 상호 불신과 증오로 인해 여성은 물론 남성도 결혼에 대해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도 지난달 '한국, 세계 최저 출산율 자체 기록 또 깼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성들이 아이를 낳아 일자리를 잃는 것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도록 한국이 양성평등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국의 출산율은 일본과 비교해도 매우 낮다"며 "비싼 집값이나 교육비 등 육아 부담 증가로 한국에서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