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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갈길 먼 순환경제…EU는 생산부터 논의

경제 일반

    국내선 갈길 먼 순환경제…EU는 생산부터 논의

    핵심요약

    새 NDC서 순환경제, '폐기물' 논의에 그쳐
    EU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자원순환에 '집중'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②]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라남도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라남도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정점 없이 늘어나는 폐기물…"순환경제 불가피"
    ②국내선 갈길 먼 순환경제…EU는 생산부터 논의
    (계속)

    윤석열 정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탄소중립·녹색성장의 키워드는 '실현가능성'과 '합리성'이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환경부는 탄소감축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 정부에서 정한 부문별 감축목표 중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대폭 낮췄다.
       
    그러나 당장의 실현가능성과 합리성이 우선시 되면서 '탄소중립'의 달성 시기는 한참 뒤로 밀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산업계의 책임이 다소 희석되면서 순환경제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시급한 과제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NDC에 자리 없는 '순환경제'

    기후위기비상행동을 비롯한 환경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의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 첫 공청회에 참석해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의 발언 때 기습 손팻말·펼침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기후위기비상행동을 비롯한 환경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의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 첫 공청회에 참석해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의 발언 때 기습 손팻말·펼침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의 4대 전략·12대 추진과제 중 '구체적·효율적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책임감 있는 탄소중립 전략'에서 순환경제를 언급하고 있다. 세액공제와 금융 등의 지원을 통해 공정전환을 유도하고 순환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녹색정책금융, 탄소중립 전환 선도프로젝트 융자 등을 제공하면서 '➀연·원료→➁공정→➂제품→➃재활용' 산업구조 전과정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구체적 방안으로 들어가면 순환경제는 여전히 '➃재활용' 담론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30년까지 자원 소비량 자체를 줄이고 이 자원 중에서도 상당부문을 재생자원으로 대체해야 할 책임이 산업계에 있지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목표치나 이행계획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가 14.5%(2018년 대비)에서 11.4%로 후퇴하면서 ②공정, ③제품에서의 순환경제도 속도를 늦추게 된 상황이다.
       
    ①연·원료와 관련해 전환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는 44.4%에서 45.9%로 늘었지만,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로 재생에너지가 아닌 원전이 감축의 중심이 됐다. 자원순환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인지 여부에 대해 이견이 있는 셈이다.
       
    폐기물 부문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는 지난 정부와 같은 46.8%(2018년 대비)를 유지하면서 여타 부문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감축 목표치를 나타냈지만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018년 기준 1710만톤 발생한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910만톤으로 46.8%나 감축하려면,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30% 줄여야 하고 재활용률은 80% 이상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8년 이후로도 계속 늘고 있고 재활용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이다.
       

    EU식 순환경제 해법 "자원 오래 쓰게 하는 설계가 핵심"

    연합뉴스연합뉴스 
    한국보다 한 발 빠른 속도로 탄소중립의 길을 걷고 있는 유럽에서는 순환경제의 핵심을 폐기물 재활용 단계가 아니라 자원이용 초기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20년 발표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신산업전략(New Industry Strategy)과 신순환경제실행계획(New Circular Economy Action Plan)에서는 한 단위의 자원이 가급적 오랫동안 경제체계 내에서 머물도록 하면서 자원 소비량과 폐기물 발생량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재활용이 용이하게 하는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제품이 환경에 미치게 될 영향의 최대 80%가 설계 단계에서 결정된다는 게 EU 집행위원회의 판단이다.
       
    이에 제품 생산자의 책임범위를 기존 생산·판매 단계에에서 수거·재활용·폐기 단계까지 확장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계속 강화해나가고 있다. 폐기물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제품 생산자에게 부과되도록 함으로써 생산단계에서부터 폐기물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EU 회원국별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까지 강화된 공통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각 회원국 국내법에 적용하도록 강제할 계획이다. 이러한 순환경제 시스템을 통해 2030년까지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최종적으로는 EU 내에서 매립·소각 될만한 폐기물 자체를 없애는 것을 추구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내년부터 시행될 순환경제사회촉진법의 구체적 내용을 담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올해 만들어진다"며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조치 등을 통해 정부가 산업계에 얼마나 강하게 권한을 행사할 지가 순환경제 이행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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