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이 10일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남북 연락사무소는 이틀 째, 군 통신선은 나흘 째 응답 거부이다. 통신선의 이상이 아니라 북한의 의도적인 통화 거부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0일 통일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 업무 개시 통화가 북측의 무응답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오후 마감 통화 역시 불발됐다.
북한은 지난 7일 오전 통화를 시작으로 공동연락사무소 및 군통신선 정기 통화에 답하지 않고 있다.
남북 연락사무소는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두 차례, 군 통신선은 주말 없이 매일 하루 두 차례 통화를 진행해왔으나 7일부터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초에는 통신선 이상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북한의 무응답이 길어지면서 의도적인 통화 거부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는 "북측의 일방적인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대응방안을 검토해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통신선 연락 두절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는 지난 2021년 6월 북한의 연락사무소 건물 폭파이후 차단과 복원을 반복하다가 그 해 9월말 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계기로 10월 4일부터 다시 복원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북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이 모두 하루 이상 중단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통화에 응하지 않는 이유로는 최근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시행과 북한인권보고서 공개발간, 통일부 남북연락사무소 사무처 조직 폐지, 버스 등 개성공단 자산 반출 중지 요구 등 최근 정부 조치와 한반도 상황에 대한 반발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과거에 남북관계를 보다 긴장된 국면으로 몰아갈 때 연락채널부터 단절한 전례가 많았고, 이달에는 김일성의 생일인 15일 태양절 등 북한의 국가명절도 몰려있기 때문에 각종 전략 도발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고조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미국을 향해 주로 쓰던 '대결전'이라는 용어를 남한에도 적용한 이른바 '대남 대결전'이라는 표현을 자주 언급하며 전 사회적으로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