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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종결 예상에 경기 둔화 우려 겹쳐…남은 변수는?

경제정책

    美 긴축 종결 예상에 경기 둔화 우려 겹쳐…남은 변수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4% 초반까지 낮아져…물가 안정?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높아져…KDI "경기 둔화 가시화"
    근원물가 등 하반기 물가가 변수될 듯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기준금리 인상기가 마무리되는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 경제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예상이 곳곳에서 제기되는데다, 이번주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수(CPI)도 약 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이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개월째 동결…배경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배경은 크게 물가와 경기,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1년 반 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견인했던 높은 물가가 진정되는 시그널이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10.56으로 지난해 3월 106.06 대비 4.2% 상승했다. 상승 폭이 전달 4.8%보다 0.6%p 작아졌다. 지난달 4.2%는 지난해 3월 4.1%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작은 상승률이다.

    반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6%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 4월호를 발간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경기둔화를 공식화한 것은 지난 2월호였다. 3월호에 이어 4월호에서도 경기 둔화 흐름 지속이라는 평가를 이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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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은 549억9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9.5% 감소했고 수입은 596억8천만달러로 2.4% 줄었다. 같은 달 무역수지는 46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9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무엇보다 우리 통화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던 미국의 물가 상황도 상당 부분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약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년 동월대비 5%를 기록해 전달의 6%보다 1%p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5.1%)보다 낮았다.

    세계 경제를 괴롭혀 왔던 인플레이션 압박에서 미국도 좀 자유로워진 모양새여서, 미국이 향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일부 위원들은 동결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과 금리 차이를 좁혀나가야 하는 한은으로서는 금리인상의 동기가 더 약해진 상황이 됐다.
     

    시장의 시선은 '기준금리 인하' 언제?

    연합뉴스연합뉴스
    시장의 관심은 최종 기준금리 수준과 금리 인하 시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한은이 현재의 연 3.5%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올해 말 금리 인하에 돌입하는 등 미국 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2년 반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3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 중반을 하회한 가운데 미국 SVB 사태 등으로 금융불안 우려가 높아지면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당위성이 크게 약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최종 금리는 3.50%d이고 하반기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며 "하반기에는 낮아진 물가 속에서 경기 하락과 금융 불안으로 시선이 옮겨지면서 한은의 결정 또한 이에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기대에 한은은 '경계'…남은 변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의결문에서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도 상승률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상 기조 종료 가능성에 대해 "금융 시장 반응에 대해 상당수 금통위원들은 기대가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물가 경로가 우리가 예상하는 바가 아니면 다시 인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자는 위원이 5명인데 지금 시장에서는 마치 올해 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 같은 기대가 많이 형성돼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인상 종착지 근처에 온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 상황에 따라 한 차례 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동결이 금리 인하 기대로 번지면 통화 정책의 효과를 너무 일찌감치 반감시킬 수 있다. 의도적인 매파적 메시지로도 읽힌다"고 말했다.

    결국 한은의 남은 변수는 하반기 물가와 경기 둔화 정도다.

    물가가 진정되는 모양새지만 기준금리 결정에 주요한 변수인 근원물가지수는 오히려 지난달 1년 전보다 4.8%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4.2%)을 웃돌았다. 이 때문에 향후 물가 상승이 더 크게 둔화되기에는 무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하반기 물가 경로, 특히 근원물가의 추세가 물가 흐름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불안에 경기둔화가 겹쳐 시장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근원물가 등 물가 상황이 완전히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아 물가상승 요인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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