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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안보인다"…'지옥철' 김포도시철도, 해결책 마련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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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구 안보인다"…'지옥철' 김포도시철도, 해결책 마련 난망

    국토부 "서울시, 개화~김포공항 구간 버스전용차로 지정해달라"
    서울시, 김포도시철도 내에 '커팅맨' 배치…수륙양용버스 도입 검토
    김포시 "교통 안전관리 직접 하겠다" 직영화 추진
    무리한 사업 추진·수요 예측 실패가 원인
    반복되는 '호흡곤란' 사고에도 해결책 보이지 않는 '애물단지'

    연합뉴스연합뉴스
    '지옥철'로 악명높은 김포도시철도의 과밀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김포시, 서울시 등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16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김포도시철도의 과밀현상 개선책을 내놓는 기관은 담당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해당 지자체인 김포시, 김포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서울시) 등 3곳이다.
     

    국토부 "서울시, 개화~김포공항 구간 버스전용차로 지정해달라"


    먼저 정부는 출퇴근 시간대에 김포도시철도를 대체할 수 있는 버스를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서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버스전용차로를 지정하고, 출퇴근 시간대 셔틀을 대거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김포시청~개화~김포공항 구간 가운데 김포시 구간은 버스전용차로로 지정돼 있지만 서울시 구간인 개화~김포공항은 그렇지 않아 김포~서울 출퇴근 인구가 김포도시철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출퇴근 시간대 김포도시철도 대체수단으로 버스를 대거 투입해도 차량 정체가 발생해 효과가 별로 없었다"면서 "서울시가 이 구간을 버스전용차로로 지정해주면 5호선 연장 전까지 대체버스를 무제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버스 운행과 비용문제는 김포시와 국토부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가 협의해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김포골드라인 대체 노선버스인 3000번(강화터미널~신촌역)은 7회, M6117번(양곡터미널~서울역)은 2회 늘려 운행하고, 한강신도시~김포공항역 간 셔틀버스도 관계 기관과 협의해 운영할 방침이다.
     

    서울시, 김포도시철도 내에 '커팅맨' 배치…수륙양용버스도 검토


    서울시는 국토부의 요청에 협조하겠지만 조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함께 해당 구간의 버스전용차로 지정 여부를 사전 조사한 뒤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제와서 마치 서울시가 지정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국토부가 얘기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서울시는 개화~김포공항 구간이 고속도로 램프구간(높이와 방향이 다른 두 도로를 연결해주는 구간), 지하차도 등 입체교차시설이 연속돼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면 버스와 일반차량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또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는 교차로 주변, 이면도로 접속부, 건물 진·출입구 주변 등에서 점선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 실효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혼잡도 완화를 위해 버스전용차로 지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서울시는 버스전용차로 조속 지정과 함께 김포도시철도 역사 내 혼잡도를 관리할 수 있게 혼잡 시간대 탑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자체 인력, 이른바 '커팅맨(Cutting Man)'을 빠른 시일 내 배치할 방침이다. 커팅맨은 역사 내 이동 동선 분리, 환승구간 안내 등의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밖에도 김병수 김포시장이 제안한 새로운 교통수단인 40인승 이상 수륙양용버스 도입도 대책의 하나로 검토 중이다. 수륙양용버스는 김포에서 출발해 한강공원 선착장까지 한강 위로 이동하고 한강공원부터 인근 지하철역까지는 도로를 이용해 환승 없이 운행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서울시는 관련 법 제도와 기반 시설 검토 등을 거쳐 최적의 노선을 선정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포시 "교통 안전관리 직접 하겠다" 직영화 추진


    이용자들이 사는 김포시는 아예 김포도시철도의 직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포도시철도는 경기 양촌역~김포공항역 10개 역 23.67㎞ 구간을 운행하는 무인운전 방식의 경전철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출자한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이 위탁 운영사다.
     
    이용객 대부분은 김포시민이지만 김포도시철도 운영사가 서울교통공사여서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김포시 직영체제로 전환할지 결정하기 위해 최근 경기도에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김포시는 김포도시철도공단을 새로 설립하거나 기존 지방공기업인 김포도시관리공사를 통해 김포시가 직접 김포골드라인을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김포시는 김포도시철도를 직영화한다고 해서 당장 승객 과밀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안전사고 등에 김포시가 직접 대응할 수 있어 안전관리에 있어서는 더욱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경기도는 김포시가 구상하는 방안의 타당성·경제성·공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의견을 회신할 계획이다. 이후 김포시는 경기도 의견 등을 참고해 오는 6월쯤 공기업 설립 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만약 직영화가 결정되면 김포시는 관련 절차를 밟아 위탁 운영이 종료되는 내년 9월부터 직접 김포골드라인을 운영하게 된다. 반대로 경기도나 공기업 설립 심의위가 직영화에 따른 효용이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낼 경우 현재처럼 위탁 운영 방식이 유지될 수도 있다.
     
    김포골드라인 운영 관련 연구에서는 직영화 방안이 운영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인건비 증가 등으로 시 재정에 부담을 주는 단점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리한 사업 추진·수요 예측 실패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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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도시철도의 과밀현상은 개통 때부터 제기됐다. '지옥철' 오명을 쓴 김포도시철도 사태는 지방자치단체가 재원 조달을 위한 면밀한 계획 없이 무리하게 열차 개통을 밀어붙이면서 빚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무리한 사업으로 추진으로 재정 부족으로 겨우 2량 열차만 운행할 수 있는 '미니 승강장'을 만든 데다 수요 예측도 실패하면서 열차 추가 연결을 통한 문제 해결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김포골드라인이 2량짜리 열차에 맞춰 설계된 것은 김포시의 무리한 사업 추진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김포시는 애초 김포골드라인과 같은 경전철이 아니라 중전철인 서울지하철 9호선을 김포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경제 타당성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빠른 개통을 위해 정부나 경기도로부터 사업비 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했다.
     
    결국 김포도시철도 총사업비 1조5천억원은 한강신도시 입주민들이 낸 교통 분담금 1조2천억원과 김포시 예산 3천억원으로 마련했다. 국비 지원이나 지방채 발행 없이 도시철도를 건설하는 국내 최초 사례가 됐지만 이는 재정 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김포시는 당초 계획된 4량에서 2량으로 열차 규모를 축소했다.
     
    2011년 김포시의회는 "2량짜리 도시철도가 건설된다면 출퇴근 시간대 원활한 수송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김포시는 이를 무시했다. 역사 승강장도 2량 규모(33m)에 맞춰 설치하면서 열차 증량도 불가능했다. 나중에라도 열차를 늘릴 수 있도록 승강장을 3량 규모(47m)로 건설하려고 계획은 세웠지만 예산 부담 탓에 취소했다.
     

    반복되는 '호흡곤란' 사고에도 해결책 보이지 않는 '애물단지'


    결국 김포도시철도의 2량짜리 열차 안에는 출근 시간대면 정원 172명의 2배가 넘는 승객이 탑승하면서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7시 50분쯤 10대 여고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 등을 호소하며 쓰러져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았다. 지난해 12월21일에도 열차 안에 있던 한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열차가 급정거하는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이태원 참사'와 같은 압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금도 종점이자 환승역인 김포공항역에서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호흡곤란이나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는 승객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김포골드라인 역사 승강장이 2량짜리 열차에 맞춰 건설된 탓에 시민 집단민원과 정치권의 관심에도 혼잡도를 해소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포도시철도와 대조적으로 인천지하철 2호선의 경우 현재 2량짜리 열차가 다니고 있지만 승강장은 4량 열차 기준으로 건설돼 언제든지 증량을 통해 혼잡도를 낮출 수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도 승강장을 여유 있게 건설한 덕에 열차 규모를 4량에서 8량으로 단계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실제 지난 14일 열린 김포도시철도 사태 해결을 위한 긴급대책회의에서도 국토부와 서울시, 김포시가 대책을 쏟아냈지만 시민들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천기 한강신도시총연합회 회장은 "김포도시철도 운행 구간에 대체 버스를 투입하고 버스전용차로로 지정한다고 해도 차량 정체만 심해질 것"이라며 "도로망 확충 등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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