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의 다음 주 미국 국빈 방문은 한미 '전략동맹' 확장과 함께 안보·경제·문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 논의를 펼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건 12년 만으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가 깊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통해 양국이 함께 지향할 미래 동맹 청사진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하버드대에서 정책 연설에 나선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첫 회담 이후 마드리드, 런던, 뉴욕, 프놈펜에서 만났으며 이번이 6번째 만남이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후 2번째로 맞이한 국빈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먼저 방미 이틀째인 25일 저녁(이하 미국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쟁기념비를 방문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측은 윤 대통령 내외와 바이든 대통령 내외가 함께하는 친교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왔다"며 "바이든 대통령 내외가 각별히 신경을 써서 준비하고 있는 만큼, 양국 정상 내외분 간에 우정과 신의를 더욱 돈독히 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방미 사흘째인 26일에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북핵 위협 고도화에 대응한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확장억제는 우리나라가 핵 공격 위협을 받을 시 미국이 핵우산, 미사일 방어 체계 등을 동원해 미 본토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확장억제 의제와 관련해 "아직도 미국과 마무리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1년 동안 확장억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컸고 정보 기획·실행 면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실시되온 여러가지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서는 안보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글로벌 이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합의가 도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상회담에 앞서 오전 백악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하는 공식 환영식이 열린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빈 만찬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 차장은 "한미 정상은 26일 백악관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 국빈 만찬을 포함해 여러 일정을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70년간 축적된 한미동맹의 성과를 축하하고 미래 동맹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축적해온 정상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이번 회담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내용과 폭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尹, 美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현직 대통령으로 첫 하버드대 연설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27일에는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미 의회 연단에 서는 것은 지난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연설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인권의 공동 가치에 기반한 동맹의 70년 역사를 돌아보고 양국이 당면한 도전 과제를 진단하며 양국이 함께 지향할 미래 동맹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헤리스 부통령 내외와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한 뒤, 장소를 옮겨 미국 군 수뇌부의 정세 브리핑을 직접 받는다.
이후 27일 늦은 시간 보스턴으로 이동해 28일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디지털 바이오 분야 석학과 대담하고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할 계획이다.
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하버드대를 방문해 케네디스쿨에서 첫 정책 연설에 나선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0년간 미국이 이끌어온 경제적·정치적 자유의 확대 과정을 회고하고 우리가 사는 디지털 시대의 자유의 양면성에 대한 생각을 연설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 일정을 끝으로, 현지 시각으로 29일 귀국길에 오른다.
김 차장은 이번 방미 의의가 △한미 연합방위 태세 공고화 및 확장억제 강화 △경제안보협력의 구체화 △양국 미래세대 교류 지원 △글로벌 이슈 공조 강화에 있다고 강조하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70년 동맹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우리의 모든 현재의 모습은 한미 가치동맹에 기반하고 있다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동맹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이 의제에 포함될지 여부에 대해 "논의는 현재 준비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미 우리가 자체적으로 지난 1년 동안 계획된 플랜(계획)에 따라 진행하고 있고,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은 미국과 협의를 해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회담 의제로 예상되는 양국 정보 공유 및 사이버 협정에 대해선 "작년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 문안에 국방분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국방조달협정에 대해서 논의하자라는 문구가 있다"며 "그것보다 좀 더 진전된, 이번에 완결되기에는 이르지만 계속해서 챙기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방미 기간 북한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현지에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