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NC 선발 투수 페디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IA가 연승을 4경기로 늘리지 못했다. NC의 메이저 리그(MLB) 출신 에이스 에릭 페디에 꽁꽁 막혔고, 투수진은 연패 탈출이 절실한 상대 타선을 막지 못했다.
KIA는 25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 홈 경기에서 0 대 6으로 졌다. 주말 삼성과 3연전 싹쓸이의 기세를 잇지 못했다.
이날 선발 투수 대진과 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KIA로서는 해볼 만했다. 페디는 올해 4경기 평균자책점(ERA) 0.75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KIA 좌완 선발 이의리도 4경기 ERA 1.93의 호조를 보이고 있었다. 둘 모두 2승 1패.
더군다나 KIA는 주말 안방에서 삼성을 상대로 시리즈를 스윕했다. 최형우의 끝내기 홈런과 역대 최다 2루타(465개), 좌완 선발 양현종의 역대 3번째 160승 등 분위기도 최고였다.
반면 NC는 주말 안방에서 경남 라이벌 롯데에 싹쓸이 패배를 당하면서 5연패에 빠졌다. 마무리 이용찬의 9회 5실점 등 충격의 역전패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웃은 팀은 NC였다. NC는 1선발 페디의 정교한 제구를 앞세운 깔끔한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KIA는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자멸했다.
4회까지는 팽팽했다. NC는 이의리로부터 5안타와 사사구 4개를 얻어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다만 이의리도 2회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1실점만 했을 뿐 삼진 6개를 잡아내며 꾸역꾸역 버텼다.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2회 초 1사 만루에서 몸에 맞는 볼을 던져 1실점한 KIA 선발 투수 이의리가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KIA는 그러나 이의리가 내려가자 더는 버티지 못했다. 이어 등판한 김기훈이 5회는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6회 와르르 무너졌다. 1사에서 2루수 실책과 볼넷 2개로 만루에 몰린 김기훈은 박민우에게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강판했다.
뒤를 이은 임기영도 연속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1실점한 뒤 손아섭에게 희생타를 맞았다. NC는 6회만 4점을 뽑아내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KIA 투수들이 난조를 보인 바로 그 마운드에서 페디는 아랑곳하지 않고 호투를 펼쳤다. 7회까지 최고 구속 150km의 투심(22개)과 컷 패스트볼(32개), 체인지업(26개), 커브(23개)를 고루 던져 삼진 8개를 솎아내며 산발 3안타 무실점으로 호랑이들을 잠재웠다.
특히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은 1개도 없었다. KIA는 7회까지 3명 투수가 9개의 4사구를 기록했다. 페디는 7회를 공 103개로 마쳤다. 4회까지 87개를 던진 이의리와는 비교가 됐다.
페디는 2017년 빅 리그에 데뷔해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 454⅓이닝을 던지며 21승 33패 ERA 5.41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도 빅 리그 5선발로 뛴 페디는 올해 KBO 리그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MLB 보스턴 스카우트가 경기장을 찾아 관전했다. 시즌 3승을 따낸 페디가 ML의 품격을 확인한 경기였고, KIA 투수진은 많은 숙제를 안았다. NC는 11승째(10패)를 거뒀고, KIA는 11패째(7승)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