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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원 182명은 왜 쌍특검에 찬성했을까?[권영철의 Why뉴스]

국회/정당

    야당의원 182명은 왜 쌍특검에 찬성했을까?[권영철의 Why뉴스]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출연 : 권영철 대기자

    국회, '50억 클럽'과 '김건희 특검' 패스트랙 지정
    이유는 첫째, 검찰 수사 압박 목적?
    둘째, 검찰 수사 어떻게 진행됐는지 검증 가능
    셋째, 내년 총선 앞두고 여당과 대통령실에 부담 가중
    검찰이 50억 클럽과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제대로 수사할 경우 특검 불필요



    ◇정다운> 국회는 오늘 본회의를 열어 '김건희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른바 쌍특검법이 패스트트랙 궤도에 오르게 된 건데요.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소속 의원 전원과 야권 성향 국회의원 4명 등 182명이 이미 발의에 서명을 한 상태여서 무난히 통과될 걸로 보이긴 했습니다. 야당의원 182명은 왜 뭉쳐서 '쌍특검' 패스트트랙 지정에 나선 걸까요. 권영철 대기자의 why뉴스에서 짚어봅니다.
       
    ◇정다운> 권영철 대기자 어서오세요.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정다운> 이른바 '쌍특검'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오늘 본회의 표결을 했네요.
       
    ◆권영철> 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의 법안 제안 설명에 이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과 민주당 윤영덕 의원 등 4명이 찬반 토론에 참석했고 직후 무기명 투표를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토론에는 참석했지만 표결에는 불참했습니다.
       
    ◇정다운> 결과는요?
       
    ◆권영철> 총 183명이 투표해 50억 클럽 특검은 183명 전원이 찬성했고요, 김건희 특검은 182명이 찬성 1명이 반대했지만 재적의원 5분의 3이 찬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 패스트트랙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습니다.
       
    ◇정다운> 그러면 법안은 언제 통과되는 건가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권영철>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으니까 해당 상임위인 법사위에서 최대 180일, 이후 본회의 상정까지 최대 60일이 걸립니다. 여·야가 이 기간 중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릴 경우 빨라도 12월 말에야 두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전 사례를 보면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논의됐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42일 만에 처리됐고, 유치원 3법 개정안은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의 기간(90일)을 거쳐 383일이 걸렸습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윤창원 기자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윤창원 기자
    ◇정다운>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 전원. 그리고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 4명까지 182명이 이른바 쌍특검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하자고 나선건데. Why, 이유가 뭘까요?
       
    ◆권영철> 첫 번째는 검찰 수사를 압박하기 위한 겁니다.
       
    ◇정다운> 특검 발의가 검찰수사를 압박한다는 건가요?
       
    ◆권영철> 그렇습니다. 검찰이 이른바 '50억클럽'에 대한 수사를 그동안 제대로 안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죠, 실제로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외에는 압수수색 같은 강제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쌍특검' 발의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자 지난달 30일 박영수 특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국회 법사위원인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저희가 특검을 추진하자마자 공교롭게도 3월 30일 검찰이 박영수 특검에 대해 압수수색도 하고, 박 특검 관련 피의사실이나 혐의사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면서, "특검을 추진하는 그 자체가 검찰에 압박이 되었던 걸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특검수사를 잘아는 한 중견법조인은 "1년 6개월 이상 방치하다시피 했는데 갑자기 강제수사에 나선 이유가 뭐겠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황진환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황진환 기자
    ◇정다운> 김건희 여사 사건도 그런가요?
       
    ◆권영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이 지난 2월 1심 판결 이후 권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한 것은 처음입니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을 상대로 주가조작 과정에서 김 여사가 사전에 이를 알았거나,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검찰은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특검논의가 본격화되면서 50억클럽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속도를 내는 건 사실입니다.
       
    검찰도 오늘 입장을 밝혔는데요, "도이치모터스 사안에 대해 책임 명확히 하기 위해 다수 관련자 조사 및 중요 압수물 분석해서 수사 진행하고 있다"면서 "수사 일환으로 최근 권오수 소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다운> 첫 번째는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 두 번째 이유는 뭔가요?
       
    ◆권영철> 특검이 발의되면 검찰수사를 검증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다운> 수사를 검증한다고요?
       
    ◆권영철> 그렇습니다. 특검이 출범하면, 검찰이 수사기록 일체를 특검에 넘겨주게 됩니다.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와 진술조서, 진술에 맞는 증거기록 등 수사기록 일체를 특검에 넘깁니다. 검찰이 해당사건의 수사를 어떻게 했는지 외부에 드러나게 되는 겁니다. 특검에서 수사기록을 보면 검찰이 어떤 자세로 수사했는지 한 눈에 보인다는 겁니다.
       
    특검수사에 참여했던 한 법조인은 "수사경험이 있는 사람이 수사기록을 보면 수사를 할 의지가 있었는지, 봐주려고 했는지 그게 다 보인다"고 했습니다.
       
    역시 검찰의 수사를 압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겠죠?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동차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이 빚어졌지 않습니까? '다스는 누구 겁니까? 라는 말로 잘 알려졌죠, 결국 MB소유라는 걸 검찰이 밝혀냈고 대법원에서도 다스 실소유주는 MB라는 게 확정됐습니다.
       
    세 번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정다운> 그건 무슨 얘기인가요?
       
    ◆권영철> 쌍특검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이 되면 본회의 통과까지 8개월이 걸립니다. 법사위에서 최대 180일, 본회의에서 최대 60일이 걸립니다. 지금이 4월말이니까 12월 말이 돼야 법안처리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그러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1월 정도 되겠죠? 국회의원 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다면 아무래도 정치적으로 부담되지 않겠습니까?
       
    4월 중 패스트랙 안건으로 지정되지 않는다면 '쌍특검 법안'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국회의원 선거와 맞물리면서 본회의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182명의 서명을 받아 신속처리안건 발의서를 낸 것도 몇 명이라도 반대한다면 패스트트랙 지정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발의하는 야당 의원들도 긴장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재적의원 3분의2가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180명이 찬성해야 합니다. 182명 중 3명만 반대해도 신속처리안건 지정이 무산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다운> 마지막 이유가 또 있습니까?
       
    ◆권영철>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임기가 내일까지 입니다. 내일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있기 때문인데요, 임기 전에 특검법 발의를 처리해서 다음 원내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자신의 임기 중에 마무리해서 후임 원내대표에게는 부담 안주려는 결자해지의 마음도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정다운> 이렇게 쌍특검이 패스트랙으로 지정되면 특검수사가 가능해질까요?
       
    ◆권영철>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물어봤더니 다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걸로 전망을 했습니다. 50억 클럽 특검은 받으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은 거부한다면 아무래도 '내로남불' 논란이 일겠죠?
       
    그러면서도 50억 클럽 특검까지 거부할 명분이 없지 않겠느냐 말하기도 합니다. 
       
    ◇정다운> 그러니, 최소한 50억 클럽 특검은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권영철>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겠죠, 다만 50억 클럽 의혹은 특검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다운> 어떻게요?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재명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으로 이재명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권영철>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해서 성과를 낸다면 애써 특검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특검 발동까지 8개월이 걸립니다. 수사력도 검찰수사와 특검수사를 '항공모함'과 '소총부대'로 비교하지 않습니까? 막강한 화력을 가진 검찰이 특검법 통과이전에 제대로 수사한다면 특검은 필요 없겠죠?
       
    ◇정다운> 그럴 경우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의혹만 남으니까 거부하기 쉬울 것이다?
       
    ◆권영철> 그런 전망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1심에서 주가조작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김건희 여사와 그의 어머니 최은순씨 계좌가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2차 주가조작 시기에 시세조종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지 않습니까? 1심 재판부는 2010년 10월20일 이후(2단계 주가조작) 김 여사와 최씨 계좌를 통해 이뤄진 의심거래들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결문에 적시했습니다.
       
    물론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검찰에서 1,2차 거래내역 전체를 파악하고도 기소조차 못했다면서 특검대상이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만 특검법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검찰이 어떻게 결론 내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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