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연합뉴스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증인으로 나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직접 신문했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5차 공판기일에서 "웬만해선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뭐 하나만 물어보겠다"며 유씨를 향해 말문을 열었다.
유씨는 지난 공판에서 검찰의 주신문에 응한 뒤 이날은 이 대표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답하는 중이었다. 이 대표가 유씨를 상대로 법정에서 직접 신문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뭐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많이 힘들죠"라고 물었고, 유씨는 "힘들지 않다"고 응수하며 초장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본격적인 공방은 이 대표가 유씨에게 "김문기가 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나한테 몇 차례 대면 직보했다고 했느냐"고 물으면서 시작됐다.
유씨는 "위례 자체의 문제는 명확치 않지만, 김문기와 둘이서 처음에 가서 시장님한테 보고한 건 맞다"고 했다가 "김문기하고 갔는지 명확치 않다"고 곧바로 증언을 뒤집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재판부는 "증인의 증언이 왔다갔다 한다. 아까 김문기씨랑 위례 사업 관련 보고했다고 증언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지적에 유씨는 "위례가 쟁점이었고 (당시) 김문기가 담당 팀장이었기 때문에 위례 보고를 한 것이 맞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면서도 "김문기와 보고했다고 생각하지만 (함께 보고하러 간 사람이) 김문기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씨가 오락가락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이 대표는 "명확치 않으면 아니라고 해야지 왜 아까도 수차례 김문기하고 (보고)했다고 얘기했느냐"고 따져물었다.
앞서 유씨는 2014년 4월 이전에 김씨와 본인이 함께 이 시장에게 위례 관련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이 대표와 유씨, 김씨가 함께 간 호주 출장에서 대장동 관련 보고가 있었는지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유씨가 "출장 중 김만배팀이 (대장동 사업에) 들어온다는 이야기는 한 것 같다"고 하자, 이 대표는 또 "2015년 1월 호주 출장 때 저한테 말씀하셨다는 말이죠"라며 반대신문에 끼어들었다. 그러면서 "기억나는 것만 말하라. (나한테 말한 것이) 맞느냐"고 캐물었다.
이에 유씨는 "시청에서 저하고 시장님하고 출장 가기 전부터 '김만배가 한팀 만들어서 들어온다'고 하니, 시장님이 저한테 말하기를 '아무나 다 들어올 수 있지'라고 말하셨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이 간혹 언성을 높이며 팽팽하게 맞서자 검찰은 "증거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질문을 하니 (유씨가) 정확하게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거나 "피고인의 생각을 증인이 알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