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창정. 박종민 기자JTBC '뉴스룸'이 주가조작단의 연말 행사에 참석한 점, 사내이사로 등재된 점 등을 거론하며 임창정이 단순한 투자자 같지는 않다고 보도한 것을 두고, 임창정 측이 해명에 나섰다.
JTBC '뉴스룸'은 주가조작단 지주사가 개최한 연말 모임에 참석한 임창정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총책인 라모 대표를 치켜세우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임창정은 라 대표를 두고 '아주 종교야' '위대하라! 종교가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수익률 원하는 만큼 안 주면 내가 다 이거 해산시킬 거야'라고도 발언했다.
또한 임창정이 라 대표와 함께 투자해 세운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기부등본에는 임창정의 부인인 서하얀을 비롯해 주가조작단 관계자들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출연료가 아닌 저작인접권 등으로 정산하는 게 좋겠다고 수수료 지급 방식을 직접 제안했다는 증언도 함께 보도했다.
이에 임창정 측 관계자는 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임창정씨는 행사 가수로 초대받아서 그 자리에 갔다. 라 대표 회사에 투자한 VIP만 모아서 연 자선 행사였는데, 이미 그들(참석했던 사람들) 라 대표에게 수년간 투자해 왔기 때문에 더 이상 그들한테 투자 영업을 할 필요도 없었다. 임창정씨는 투자를 직접적으로 권유한 적도 없고, 행사 취지에 맞게끔 멘트를 한 것이지 영업을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수료 지급 방식과 사내이사 등재 건에 관해서도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창정씨는 주식 투자 정산금 방법을 제안한 게 아니다. 그쪽(주가 조작단)에서 2차 투자하겠다고 한 돈이 늦게 들어오다 보니까, 임창정씨가 본인 회사의 저작인접권을 사서 돈을 주면 같이 하기로 한 사업을 먼저 시작하겠다는 얘기를 한 거다. 이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아예 신규 법인을 설립하자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래서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이라고 밝혔다.
임창정 측 관계자는 JTBC에 이 같은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보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가 충분히 설명했고, 저희 의견도 반영해 주기로 했는데 이런 식으로 보도가 나가서, 정정보도와 사과 요청을 한 상태다. 가수 A씨가 임창정을 믿고 투자했다는 기사도 오보인데 여전히 정정되지 않고 있다. 강경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서 가수 A씨는 박혜경이다. 박혜경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지인 소개로 주가 조작 세력을 알게 됐고, 본인의 전속 회사여서 인연을 맺은 것이지 결코 투자 목적으로 만난 건 아니었다고 직접 해명했다.
임창정은 첫 보도 당시부터 이후 공식입장, 본인 인스타그램을 통한 입장문 등을 통해 일관되게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본인이 설립한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를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키우려던 중 지인 소개로 케이블방송 채널, 드라마 제작사 등 다양한 IP를 보유했다는 투자자를 만나 함께했고, 본인 자금을 투자해 큰 손해를 보았을 뿐 누구에게도 금전적 피해를 입힌 적 없고 잘못된 이득을 취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임창정 측 관계자는 "라 대표와는 안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동안 엔터 관련 사업 비즈니스 때문에 계속 만난 거지 주식 때문에 만난 사이가 아니다"라며 "(라 대표가) 투자 약속 후 바로 투자금을 지원했고, 자산 운용 회사 회장이라고 소개받았지, 이렇게 주식을 조작한다는 걸 아예 몰랐기 때문에 일이 터지고 나서 임창정씨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그 사람(라 대표)이 이런 것(주가 조작단)에 연루됐다고 하니 우리가 왜 확인을 못 했을까 하는 거지, 그 상황에서는 의심할 수 있는 여지가 아무것도 없었다"라며 "예스아이엠에서 고용한 전문 변호사들까지 대동해서 투자 논의를 했고, 서류도 정상적으로 검토했는데도 어떤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서울가스·대성홀딩스·삼천리·선광·세방·다우데이타·다올투자증권·하림지주 8개 종목 매물이 쏟아지며 폭락 사태가 벌어졌다. 이 배경에 주가 조작 세력이 있고, 투자자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대리 투자를 하며 내부 관계자 간 매매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매매'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과 금융당국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