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오마리 스펠맨. KBL 제공14년 만에 펼쳐진 7차전 명승부의 주인공은 KGC였다.
드디어 오마리 스펠맨이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 1~6차전에서 20점을 넘긴 경기는 1차전과 4차전. 하지만 두 경기 모두 KGC가 졌다. SK 자밀 워니를 의식한 탓에 무리한 공격이 나왔다. 오히려 3차전과 6차전의 경우 대릴 먼로가 들어가 승부를 결정했다.
KGC 김상식 감독은 7차전을 앞두고 한 템포 빠른 교체 및 타임 아웃을 예고했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스펠맨을 무리해서 투입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도 스펠맨을 믿었다.
김상식 감독은 "워니와 라이벌 관계를 의식한다. 선수들도 'KGC와 SK의 대결이다. 둘의 싸움이 아니다. 득점보다 팀이 이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스펠맨도 비장한 각오다. 농담도 안 하고, 진지하게 분위기를 잡고 있다. 워니에 대한 미련 때문에 수비 타이밍이 조금 늦다. 워니가 공을 잡으면 탄력이 붙지 못하게 가까이 붙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스펠맨의 폭발력은 무시무시했다. 무리한 공격도 있었지만, 메이드했다. 무엇보다 한 템포 빠른 교체로 먼로를 투입해 SK 수비를 흔들었다. 체력을 아낀 스펠맨은 34점 14리바운드로 KGC 우승을 이끌었다.
KGC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홈 7차전에서 SK를 연장 접전 끝에 100대97로 격파했다. 제러드 설린저와 함께 퍼펙트 텐을 완성했던 2020-2021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통산 네 번째 챔피언결정전, 통산 두 번째 통합 우승이다.
1, 2쿼터 스펠맨의 쇼타임이 펼쳐졌다.
스펠맨인 1, 2쿼터 9개의 2점 중 8개, 2개의 3점 중 1개를 성공했다. 자유투도 2개 모두 성공. 2쿼터까지 스펠맨의 득점은 21점이었다. 무리한 공격보다 동료들의 패스를 받아 차근차근 골밑에서 마무리했다.
한 타임 빠른 교체도 적중했다. 김상식 감독은 1쿼터 17대20 역전을 허용하자 바로 먼로를 코트에 세웠다. 2쿼터 종료 7분10초 전 스펠맨이 다시 투입될 때까지 34대32로 앞섰다. 그리고 다시 들어간 스펠맨은 다시 코트를 폭격했다. 2쿼터까지 스코어는 53대48.
스펠맨은 3쿼터 욕심을 버렸다. 무리한 공격 대신 수비와 리바운드에 힘을 썼다. 65대59에서는 워니를 앞에 두고 덩크슛을 꽂았다. 스펠맨이 3쿼터 던진 유일한 슛. 다만 KGC는 3쿼터에만 19점을 터뜨린 김선형을 막지 못해 추격, 또 역전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막판 변준형, 오세근의 공격으로 74대71로 앞섰다.
4쿼터도 마찬가지였다. 76대72로 앞선 상황에서 워니를 달고 2점을 올렸고, 이어 호쾌한 덩크슛까지 성공했다. 특히 워니 수비와 리바운드에 힘을 썼다. 80대75로 추격하자 이번에는 3점포를 림에 꽂았다.
SK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3쿼터에 이어 4쿼터도 김선형이 날았다. KGC가 83대75로 앞선 상황에서 김선형에게 연속 4점을 내줬다. 이어 최부경의 골밑 2점도 김선형의 어시스트였다. 계속된 김선형의 공격에 경기가 뒤집혔다.
위기의 순간. 스펠맨이 다시 날았다. 87대91로 뒤진 종료 1분51초 전 덩크슛을 터뜨린 뒤 종료 1분24초 전에는 오세근의 골밑 득점을 도왔다. 91대91 동점. 승부는 연장으로 들어갔다.
최부경에게 2점을 내주면 시작한 연장. KGC는 변준형의 3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 스펠맨이 포스트업을 시도하는 워니의 공을 긁어냈다. 치열한 루즈볼 다툼 끝 배병준의 속공이 나왔다. 96대95에서는 배병준의 에어볼을 잡아 공격 제한시간 버저와 함께 2점을 올렸다. 최부경의 파울로 인한 추가 자유투는 실패.
98대97로 쫓긴 종료 31초 전. 오세근이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허일영의 파울까지 나오면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했다. 100대97. SK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며 두 번의 공격을 펼쳤지만, 모두 림을 외면했다. KGC의 우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