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그룹 (여자)아이들의 미니 6집 '아이 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외로움을 이기고 싶어 하는 트레이너, 무수한 '좋아요' 속에서 진정한 팔로워를 찾는 인플루언서, 가끔 쉬고 싶을 때가 있는 톰보이, 세상 걱정 없어 보이는 엉뚱한 어린 어른, 네 명의 퀸카를 부러워하며 거울을 부수고 싶은 사람. 나도 예쁘고 섹시해지고 싶다며 퀸카들을 부러워하지만, 정작 이들도 말 못 할 고민을 지니고 있었다.
컴백 티저부터 '아이들 오리지널 시리즈' '오늘 검색 순위 1위' '5월 15일 새로운 에피소드 공개' 등의 문구와 마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연상케 하는 화면으로 시선을 모은 그룹 (여자)아이들((G)I-DLE). 한 편의 코미디 영화를 음악으로 들려주겠다는 포부를 담아, 7개월 만에 돌아왔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여자)아이들의 여섯 번째 미니앨범 '아이 필'(I feel)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가수의 컴백 행사는 보통 무대를 동반하는 쇼케이스, 앨범 소개 및 질의응답을 나누는 기자간담회, 신곡 감상에 방점을 맞춘 음감회로 구분된다. 제작발표회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분명했다. 기획 단계부터 영화처럼 구상한 타이틀곡 '퀸카'(Queencard)를 공개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 미연.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MC 박슬기는 사진 촬영 시간에 멤버들이 맡은 역할을 하나씩 나열했다. (여자)아이들은 '퀸카' 뮤직비디오에서 공주 같은 인플루언서에서부터 종잡을 수 없는 어린 어른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수행했다.
앨범 기획과 제작 전반에 참여한 프로듀서이자 리더인 소연은 "제가 '퀸카'라는 곡을 쓸 때 코미디 영화를 한 편 들은 것처럼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또 Y2K(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의 분위기나 감성)가 유행이라서 2000년대 유행했던 뮤직 드라마 형식을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는 저희의 '트웬티'(20대)를 표현하자는 거였다. 20대의 일상, 20대가 하는 고민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퀸카' 뮤직비디오는 지난 10일 선공개된 '알러지'(Allergy) 뮤직비디오와 연결돼 있다. 소연은 '알러지'를 두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되게 요즘 시대의 현실적인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가사에 SNS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사실 SNS라는 게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이지 않나. 그런 걸 보면서 자존감이 낮아진다든지, 공감이 있는 가사"라고 소개했다.
(여자)아이들 민니.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자존감, 자신감. 이는 '알러지'와 '퀸카'를 아우르는 주제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을 만한 고민이 뮤직비디오 안에도 담겼다. 소연은 "제가 네 명의 퀸카를 부러워하고 비교하면서 되게 작아지는 내용인데, 더 공감되는 포인트는 이 퀸카들도 남들이랑 비교하면서 되게 작아지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소연은 "저희 노래 메시지는 '자신감이 넘치면 아름다워 보인다'"라며 "사실 아이들이 원래는 뭔가 가르침이라든지 교훈을 주는 음악을 되게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가벼운, 코믹한 걸 봤을 때 느끼는 '재미있다' '웃기다' 이런 포인트를 많이 녹이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 필 프리티'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코미디 영화처럼 가볍게 보고 넘기지만 끝났을 때 여운이 있다, 이런 메시지가 있다 하는 정도의 온도로 작품을 만들었으니까 여러분 그냥 가볍고 재밌게 시청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타이틀곡 '퀸카'를 향한 한 줄 평으로 미연은 "4분 만에 자존감을 되찾는 마법"이라고, 슈화는 "인생은 행복과 고통이 공존한다"라고 전했다.
(여자)아이들 소연.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퀸카' 녹음할 땐 가사의 느낌을 충실히 살리려고 애썼다. 미연과 민니는 각각 '감사하다' '축하한다'라는 감정을 진짜로 담아서 노래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소연에게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소연은 "제가 곡을 쓸 때 한 줄 한 줄을 다 대사라고 생각했다. 슈화 파트에 '언니야'라는 가사가 있는데 (평소) 슈화가 그 말을 많이 써서 '퀸카'라는 영화를 곡으로 들려줘야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나는 나를 너무 예뻐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사람이다." 소연이 밝힌 '퀸카'의 메시지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자신을 되게 예뻐했으면 좋겠다. 그 모습은 남들이 보기에도 예쁘다. 그걸 사람들이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부연했다.
(여자)아이들이 '나다운 나' '나를 사랑하자' 등의 주제를 일관되게 가지고 가지만, 이는 다른 아이돌 그룹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메시지다. 소연은 "처음에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쓰다가,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자존감 자신감에 대한 거더라. 제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을 했더니, 자존감 자신감에 대한 이야기로 나온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여자)아이들 슈화.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소연은 "아이들이랑 자신감 있는 가사가 만나면 시너지를 일으키는 이유나, 제가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도… 저는 늘 멤버들한테 영감을 받는다. '누드'(Nxde)도 그렇고 '톰보이'(TOMBOY)도 그렇고. (멤버들이) 진짜 자존감이 높고 자신감이 넘친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자존감과 자신감이라는 소재를 '외모'와 연결해 표현한 이유에 관해 소연은 "요즘 시대는 외적인 부분에 신경 많이 쓴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얼굴, 몸매, 자신이 가진 매력이나 상황일 수도 있겠고,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에 대해 자존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모든 게 내 모습이고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를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게 저의 아름다움 기준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또한 예전에는 타인과 본인을 비교했다면 "다시 태어나도 저로 태어나고 싶다"라고 전했다.
새 미니앨범 '아이 필'에는 남들과 비교하는 자기를 원망하면서도 나를 사랑하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을 담은 '알러지', 환각에 빠진 듯한 와중에 깨어 있는 감각을 몽환적으로 연출한 '루시드'(Lucid), 내 모습 그대로 온전히 즐기고 싶은 마음을 담은 중독성 있는 곡 '올 나이트'(All Night), 지친 누군가를 위로하는 따뜻한 가사의 '파라다이스'(Paradise), 20대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재치 있게 풀어낸 '어린 어른'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여자)아이들 우기.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소연은 '퀸카'와 '알러지'의 작사·작곡·편곡, '루시드'와 '파라다이스' '어린 어른' 작사에 참여했다. 민니는 '루시드'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우기는 '올 나이트'와 '어린 어른'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아이 필'은 선주문량만 110만 장에 달해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여자)아이들의 미니 6집 '아이 필'은 오늘(15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됐다. 이들은 오는 6월 17~18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 '아이 엠 프리티'(I am FREE-TY)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