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 연합뉴스김남국 의원발(發) '코인 논란'이 정국을 흔들며 국회의원의 코인 보유‧거래 내역을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여야는 모두 전수조사의 필요성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를 미루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2021년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사례가 언급되지만, 암호화된 가상자산 거래를 어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지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전수조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정의당이다. 16일 정의당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소속 국회의원 6명 전원에 대한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며 양당에 전수조사를 압박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정의당의 전수조사 제안을 즉각 수용하고 스스로 검증대에 오르길 촉구한다"며 "정치적 유불리로 전수조사를 미루고 핑퐁게임을 한다면 김남국 의원을 향한 국민적 의혹은 이제 양당으로 향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도 표면적으로는 국회의원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향해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 대표는 "그런 의심이 들면 여야 의원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기를 요청한다"고 응수했다. 다만 각 당 소속 의원들의 개별적인 전수조사 요구가 분출할 뿐, 양당 지도부 차원에서의 전수조사 준비 움직임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첫 회의에서 김성원 단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은 '선 김남국 조사, 후 전수조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와 검찰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국회의원 전체로 범위가 확장되면 논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관계자는 "지금 민주당이 전수조사를 주장하는 것은 김남국 의원에 대한 논란을 다른 논란으로 희석시키려는 '물타기'"라며 "김 의원에 대한 진상부터 밝힌 후 전수조사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16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전수조사를 하라고 하면 국민의 명령에 반드시 따라야 하고 그걸 비켜가거나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전수조사에 거부하는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제는 가상자산 전수조사의 실효성이다.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었을 당시, 권익위는 의원들로부터 개인정보 활용 동의 및 금융거래 내역과 부동산거래내용 등을 제출받고 관계기관을 통해 거래 내역을 확인했다. 하지만 가상자산의 경우 의원들이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더라도 자산보유 현황과 거래 내역에 대한 완벽한 검증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김남국 코인 의혹' 빗썸·업비트 압수수색. 연합뉴스특히 부동산이나 증권의 경우 행정서류가 남아있기 때문에 검증이 까다롭지 않지만, 가상자산은 시스템 자체가 다르고,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외부 저장장치인 '콜드월렛'에 있는 가상자산의 경우 자발적인 신고가 아니면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무위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는 자료를 받기도 쉽지 않고 가상화폐의 차명거래의 경우 검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조사 방법에 있어서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가상화폐는 숨길 수가 있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사후에 (거짓이) 들통 날 경우 의원직이 날아가는 걸 감수하겠다는 각서를 받는 것"이라며 "검증방법론에 대한 국민 신뢰부터 확보를 해야 전수조사를 해도 거품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