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국 당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글로벌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 제품 구입을 금지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 가운데 중국이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는 성명을 통해 "안보심사 결과 마이크론의 제품은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위험이 있다"고 발표했다.
CAC는 "이는 중국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의 정보망에 심각한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AC는 어떤 위험이 발생했는지, 문제가 된 마이크론의 제품이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마이크론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CAC의 안보심사 결과를 통보받았으며 중국 당국과 협의를 계속 이어 나가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마이크론의 매출 비중에서 중국은 10%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번 제재로 중국에서 비(非)중국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마이크론 제품의 대부분은 비중국 기업이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 미국은 중국으로 반도체 기술 수출을 통제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의 경쟁사인 중국의 양쯔메모리가 미국 부품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CAC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앞서 외신은 중국이 마이크론의 반도체를 중국에서 판매 금지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부족분을 채우지 말아 달라고 미국이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모두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거나 별도의 입장이 없다는 취지의 반응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기지이자 주요 수출 대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만큼, 두 국가 사이에서 '양자택일'하라는 압박이 분명해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