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제공'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개그맨 고(故) 서세원(이하 서세원)의 죽음 및 미래 폴리클리닉 병원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친다.
지난달 20일 원조 국민 MC 서세원이 캄보디아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14년 아내 서정희 폭행사건으로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춘 뒤, 캄보디아에서 목사이자 사업가로 활동 중이라는 소식만 간간이 전해졌다. 캄보디아 경찰은 서세원의 사인이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심정지'라며, 평소 당뇨를 앓아왔던 고인이 비타민 링거를 맞던 중 쇼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단한 혈액검사도 없이 시신이 서둘러 화장 처리되자,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구심은 커졌다.
당뇨환자가 링거를 맞다 사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을 뿐더러, 한 인터넷 언론사가 서세원 사망 다음 날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알려진 프로포폴 약병과 주사기를 발견했다고 보도하자 의혹은 커져갔다. 수사기관은 수거한 약물 중 프로포폴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해당 인터넷 언론사는 서세원에게 링거를 놓았다는 간호사 짠드라(가명)로부터 '프로포폴인 줄 모르고 흰 액체를 서세원에게 추가로 주사했다'는 증언을 입수했다고 폭로함으로써 논란은 증폭됐다. 서세원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면의 진실은 무엇일까.
"의사도 없고 아무도 없는데 왜 거기 가서 수액을 맞았을까. 병원도 아니야, 거기는. 아예 병원이라고 이야기하면 안 되는 곳인데" (캄보디아 현지 교민) 논란의 중심에 있는 건, 고인이 사망한 장소인 병원 '미래 폴리클리닉'. 의료 자격증이 없어도 현지인 의사만 고용하면 일반인도 병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캄보디아라지만, 해당 병원은 성형외과 간판이 걸려 있을 뿐 아직 공식적인 운영 허가를 받지 못한 걸로 알려져 있다. 사업자등록증만 나왔을 뿐 전문 의료진도 부재했던 '미래 폴리클리닉'의 현재 대표(운영이사)로 알려진 이는 교민 사업가 김 씨. 그는 서세원 사망 당일 오전 함께 있었지만 이후 자리를 비웠다며, 프로포폴 등 서세원 죽음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캄보디아 당국이 사건 기록이나 증거를 공개하지 않고 조기 종결해 미궁에 빠진 서세원 사망사건. 그런데 2주간의 캄보디아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제보자들이 믿기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해당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이 서세원이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미래 폴리클리닉'의 현 운영이사 김 씨의 전임자였던 A씨가 병원 운영을 준비 중이던 지난해 10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재작년에는 이곳에서 줄기세포 주사를 맞았다는 B씨가 몇 달 후 사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의 초대 운영이사이자, 캄보디아에서 여러 사업을 운영해 교민들 사이에서 회장님으로 불리는 이씨가 의문스러운 죽음들과 연관돼 있다는 소문이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 회장은 누구일까.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에서 사고사 나고 돈 잃고 망하고 죽어도 아무 소리가 없죠." (캄보디아 현지 교민)
"이 사건이 간단하지가 않아요. 우리가 하는 말에 대해서 더 이야기가 퍼지지 않도록…" (캄보디아 고위 수사관계자 통화) '미래 폴리클리닉' 병원은 2019년 NK BIO CAM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원했는데, 병원 건물의 소유자는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처남이자 내무부 차관인 본리앙이다. 이 회장은 훈센 총리의 여동생인 훈 본튼과 남편인 본리앙과의 친분을 내세워 병원을 개설했는데, 실제로 병원의 사업자등록증에 훈 본튼·본리앙 부부의 이름이 디렉터(Director)로 올라와 있다. 게다가 훈 본튼·본리앙 부부의 딸인 보파 역시 병원이 개원했을 때부터 임원으로 일 해왔으며, 서세원이 사망할 당시에도 병원에 있었다고 한다.
언론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 보파, 그녀는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을까. 혹시 캄보디아 수사당국이 취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협조적이지 않았던 것은 이 로열패밀리와 관계가 있는 걸까. 로열패밀리와 이 회장이 함께 개원한 수상한 병원의 정체는 대체 무엇이며,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 왔던 걸까.
서세원 사망사건의 진실을 추적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7일 밤 11시 2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