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본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달고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29일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함정이 부산에 입항하자 지역시민단체가 '욱일기는 침략 전쟁의 상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정인 하마기리함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입항했다.
욱일기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군기다. 일본 자위대 함정은 1954년부터 자위함기와 일장기를 함께 게양하고 있다.
우리 해군이 주최한 2018년 국제관함식 당시 우리 정부는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와 태극기를 게양하라고 요구했지만 일본은 강하게 반발하며 관함식에 불참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서는 우리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이 자위함기가 달린 경항공모함에 경례하면서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마기리함은 오는 31일 제주 공해상에서 진행하는 '이스턴 엔데버23' 훈련에 참여한다. 이번 훈련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출범 20주년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시행하는 훈련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과 호주가 참여한다.
훈련에서는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마라도함에 올라 각국 함정의 사열을 받는데, 이 가운데 하마기리함도 포함된다.
국방부는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하는 것은 국제적 관례라는 입장이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통항적으로 외국 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사항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도 반일·반전 시민단체는 침략 전쟁의 상징인 욱일기 게양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평화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관계자는 "국방부는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차이가 있다'며 호도하고 있지만 욱일기는 전쟁범죄를 저지를 일본을 상징하는 깃발"이라며 "정부가 한반도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도 배상도 거부한 일본에 면죄부를 준 데 이어 일본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깃발 사용을 허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평통사는 이날 백운포 부산작전기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데 이어 31일까지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도 자위대가 참여하는 PSI 훈련에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