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왼쪽)·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래경 신임 혁신위원장의 과거 '천안함 자폭' 등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도 "자세하게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혀 인사검증 지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비이재명계)' 내에서는 임명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5일 이 위원장 임명 직후 그의 과거 막말 논란이 터지자 기자들과 만나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위원장이 천안함 사건이 조작됐고 한미동맹을 부정하는 글을 많이 썼다'는 질의에 대해 "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발표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임명 철회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비명계 의원들은 벌써부터 이 위원장의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상민 의원은 SNS를 통해 "민주당 혁신위를 두겠다는 건 이 대표 체제의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민심에 터 잡아 냉철하게 객관적이고 단단하게 중심을 잡고 해 나갈 수 있는 강인한 인물이어야 한다"며 "당내 논의도 전혀 안 되었고 전혀 검증도 안 되었으며 오히려 이재명 대표 쪽에 기울어 있는 분이라니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겠다"고 비판했다.
홍영표 의원도 SNS에서 "이 위원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며 "더 큰 논란이 발생하기 전에 이래경 이사장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2월10일 페이스북에서 중국의 비행기구가 미국에서 관측된 것에 대해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했다"고 썼다. 또 지난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미국의 정보조직들이 깊숙이 개입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밖에 중국과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을 '윤가'라고 비하하는 발언, 이 대표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듯한 글을 게시해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논란이 커지자 당 외에서도 이 위원장에 대한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SNS를 통해 "현충일 선물 잘 받았다"며 "오늘까지 입장 밝혀주시고 연락 바란다. 해촉 등 조치 연락 없으면 내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천안함 유족, 생존장병들이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보훈의달을 맞아 오는 6월 관련 일정을 준비하던 이 대표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논란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모양새다.
정의당 이재랑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온갖 당내 리스크를 바로 잡고 당을 혁신하기 위한 기구의 장이 현재 당대표에게 편향된 인사라는 것 자체가 고이고 고여버린 민주당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혁신위원장 내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