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규 기자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충북 보은의 한 플라스틱 사출기 제조업체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충북에서 중대재해법으로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2월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보은의 한 플라스틱 성형사출기 제조업체.
하청업체 노동자 A(70대)씨가 제품에서 모래를 털어내는 작업을 하다가 머리 위로 떨어진 설비에 끼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A씨는 당시 함께 일하던 다른 노동자가 설비 제어 스위치를 잘못 누르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
검찰은 이 사고에 따른 원청의 책임도 있다고 보고, 원청 대표이사 B씨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B씨가 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조직을 두지 않았고, 위험 요인을 확인하거나 개선하는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원청에 꾸린 중대재해예방팀 소속 6명 전원이 다른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데다, 이마저 5명은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제대로 된 전담 조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주변에는 신호수 등 안전 요원조차 없었고, 노동자 머리 위에서 설비가 무분별하게 운행하는 등 최소한의 안전 체계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40인 미만 사업장이라 중대재해법을 적용받지 않은 하청업체의 대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산업재해로부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