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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차이, 틀린 게 아닌 다르다는 인식 필요합니다"

제주

    "문화적 차이, 틀린 게 아닌 다르다는 인식 필요합니다"

    핵심요약

    [인터뷰]저출생극복제주=제주시가족센터 이영은 센터장
    "제주시가족센터 여성가족부 소속 제주시 유일 가족전문기관"
    "청소년 한부모 가정, 재혼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위한 프로그램 지원"
    "제주 전국 지자체 중 다문화가정 비율과 이혼율 역시 높은 상항"
    "다문화가정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배우자와 시댁 갈등 심해"
    "다문화 인식 교육 관련 종사자와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 기회 더 필요"
    "저출생 문제 경제적 관점 아닌 다양성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 필요"
    "출생은 모두 소중해 … 청소년 한부모 미혼 부모 출산도 따뜻한 관심 받아야"

    제주시가족센터 이영은 센터장제주시가족센터 이영은 센터장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6월 16일(금)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시가족센터 이영은 센터장

    ◇박혜진> 제주 사회에서 저출생문제, 돌봄문제,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 다양한 얘기를 나눠보는 저출생극복제주시간입니다. 오늘은 다양한 가족을 위한 사업을 하고있는 제주시가족센터 이영은 센터장과 얘기 나눠봅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이영은> 안녕하세요.

    ◇박혜진> 먼저 제주시가족센터가 어떤 기관인지부터 소개해 주시죠.

    ◆이영은> 제주시가족센터는 여성가족부 소속으로 모든 가족이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행복한 지역공동체 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제주시에 있는 유일한 가족 전문기관입니다.

    ◇박혜진>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이영은> 저희는 가족 문제 예방과 해결을 위해서 가족 돌봄 나눔 사업을 하고 있고요. 또 가족들의 생애 주기별 가족 교육 사업, 가족 상담 사업, 가족친화문화 조성 사업, 정보 제공 및 지역사회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반 가족뿐만 아니라 한부모 가족, 조손 가족, 다문화 가족, 청소년 가족, 맞벌이 가족, 이혼 전후 가족 등 다양한 가족에게 상담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요.

    또 아이돌봄 지원사업과 공동육아 나눔터 사업 등 돌봄 지원사업, 취약위기가족 지원사업, 미혼부모 초기 지원사업 그리고 기타 유관기관과의 협력 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가족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앞에서도 언급 잠깐 해주셨지만 정말 가족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잖아요. 지금 센터에서는 어떤 가족의 유형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영은> 요즘 정말 가족 유형이 많습니다. 각자 갖고 있는 사연으로 인해서 꼭 혈연이 아니더라도 비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들도 많다 보니까요. 가족 형태를 규정하는 것 자체가 참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중점적으로 두고 있는 부분이 작년 하반기부터 청소년 한부모 지원사업을 시작했어요.

    한부모로서 자녀 양육하면서 학업도 하고 경제활동도 하고 있는 청소년 한부모를 위해서 자녀 양육물품 지원이라든가 학습 정서 지원을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고요. 요즘은 한부모 가정 중에서도 아버지가 혼자서 자녀를 키우는 가족들이 꽤 있어요. 그분들이 그동안 모임 같은 것이 많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분들을 위한 대디 모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지금 제주 지역 다문화 가정 상황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이영은> 제주는 전국 지자체 중에 이주민 비율이 높은 곳 중 하나입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다 보니 무사증으로 입국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결혼 이주민도 비율이 높은 편인데요. 다문화 혼인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도 높습니다. 2019년에는 제주도 전체 혼인 건수가 3405건인데 그중에 448건이 다문화 혼인이었습니다. 13.2%에 해당하는데요.

    전국 평균이 10.3%였던 걸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죠. 그 이후에도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8.8%, 7.7%였는데요. 코로나 상황이어서 국제선이 제한이 있었다는 걸 감안을 해도 적은 편이 아니었고요. 당시 전국 평균이 7.6%, 7.2%였던 걸 생각하면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도 높은 상황입니다.

    근데 안타까운 건 그만큼 제주도의 다문화 가정 이혼율도 높습니다. 전국 평균보다 높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문화 가정 한부모에 대한 지원과 사례 관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박혜진> 다문화 가정의 이혼율이 높다는 건 가정 안에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일 텐데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어떤 걸까요?

    ◆이영은> 아무래도 가장 큰 부분은 문화 차이인 것 같아요. 주변에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지지체계가 많지 않다라는 게 이분들한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어의 차이는 눈에 보이는 어려움이거든요. 근데 문화의 차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인 것 같아요.  이분들이 살아오던 환경에서의 식생활, 주거 생활은 정말 다른 문화거든요. 한국에 왔을 때 그 부분들이 이해되지 않고 낯설 수밖에 없어요.

    특히 가까운 한국인 배우자나 시댁 가족들이 '왜 이것도 몰라', '왜 이것도 안 돼?' 라고 하면 그분들은 거기서부터 벽을 느끼실 수밖에 없거든요. 언어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 서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갈등의 시작이 아닌가 싶어요. 이주민들에 대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선주민들의 이해가 많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인들은 한국에서 나고 자라기 때문에 저희가 겪는 많은 것들이 당연해요. 하지만 그분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문화가 다르거든요. 우리가 생각해야 되는 것은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겁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결혼 이주민과 주변에서 만나는 이주민들에 대한 시선도 바꿀 수 있게 되는 것 같고요. 그분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박혜진> 중요한 말씀을 센터장님께 해주셨는데 이런 교육이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이영은> 맞습니다. 지금은 이미 다양한 문화의 사회가 돼버렸잖아요. 이주민들도 많이 살고 계시고 유학생이나 직장 때문에 오는 분들도 계시고요. 사회는 다문화가 되어 있는데 우리 자신은 아직 준비가 안 돼 있어요. 중요한 건 이런 교육을 받을 기회도 많지가 않습니다.

    다문화 인식 개선 교육이 관련 기관 종사자들에게만 의무교육이고 일반 시민분들한테는 적용하기가 쉽지가 않은 상황이거든요. 지역내에서 다문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혜진>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생 문제가 제주사회도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 문제 어떻게 바라보시는지도 궁금해요.

    ◆이영은> 사회 전반적으로 저출생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결해 보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저는 오히려 경제적 관점에서 저출생 문제를 바라보는 게 오히려 더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출생 문제를 자꾸 경제적인 수단이나 경제 문제와 연결을 했을 때 사람들은 이런 반응을 많이해요.

    '진짜 취직도 힘들고 먹고 살기도 힘든데 이런 상황에서 내가 애를 낳아야 되나?', '굳이 이렇게 힘든데 내가 결혼해서 다른 사람과 같이 살아야 되나?',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려운데 차라리 나 혼자 사는 게 더 낫지 않나?', '결국엔 나 혼자 즐겁게 살면 되겠다'라는 사고들을 더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사실 우리나라가 경제 수준이 결코 낮은 나라가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많이 갖지 못했다라는 상대적인 박탈감, 그렇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는 것, 행복 지수가 낮으면 당연히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런 문제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개인의 행복이 보장되고 여유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쪽으로 다시 시각을 돌려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박혜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세요?

    ◆이영은> 단편적인 거지만 제도적으로는 직장 내에서 자녀 출생으로 인한 불이익이 사라져야 될 거고요. 그와 동시에 직장 내의 분위기도 자녀 양육을 위한 시간이 배려되고 출생을 위한 과정들이 배려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해결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경쟁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사회 분위기로 간다면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할 수 있는 거구요. 그렇게 해서 행복지수가 올라가고 안정지수가 올라간다면 그때서야 주변을 돌아보고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출생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이 강하거든요. 미혼 부모의 출생이나 청소년 부모의 출생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해요. 부모가 다 있어야지만 온전한 가정이다라고 생각하고 그 가정에서의 출생만이 축복받는 것처럼요. 이제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도 개선되고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박혜진> 앞으로 제주시가족센터가 준비하고 있는 계획들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이영은> 계속해서 제주의 다양한 가족들을 위해 꾸준히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내놓을 것이고요. 특별히 7월 중에는 어머니 학교, 재혼 가정을 위한 집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혼가정 프로그램은 저희도 처음 도전을 해보는 건데요. 쉽지 않은 분야지만 재혼해서 가정을 이루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준비를 했고요.

    이외에도 저희가 사례 관리하고 있는 가정들 대상으로 가족 캠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상시로 지역 내 다문화 인식 개선을 위해서 유아교육기관 대상으로 아이들에게 다문화 강사를 파견하고 인식 개선 활동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박혜진> 제주시가족센터가 제주 사회에서 더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구요. 앞으로의 활동들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영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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