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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풀린 정지석, 책임감 안고 복귀 "태극 마크 소중함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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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계 풀린 정지석, 책임감 안고 복귀 "태극 마크 소중함 느꼈다"

    정지석. 대한배구협회정지석. 대한배구협회국내 최고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29·대한항공)이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1년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정지석은 지난해 5월 6일 대한배구협회로부터 '대표 선수 강화 훈련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2021년 9월 데이트 폭력과 불법 촬영 등에 관한 전 여자 친구의 고소로 사법 기관의 조사를 받아 징계가 내려진 것.

    이후 정지석은 고소인과 합의하면서 검찰의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고, 협회의 징계도 끝나 국제 대회 출전의 길이 열렸다. 이에 남자 배구 대표팀 임도헌 감독은 오는 7월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열릴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 출전을 앞두고 정지석을 엔트리에 추가 발탁했다.

    1년 만에 다시 태극 마크를 달게 된 정지석은 2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남자 배구 대표팀 공개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뽑힐 줄 몰랐다. 다시 기회가 주어져서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남자 배구가 침체기에 빠졌는데 여기서 고참인 만큼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최근 남자 배구는 국제 대회 부진에 빠져 있다. 이에 정지석은 "나를 비롯해 대표팀에서 좀 뛰었던 선수들에겐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며 "부담감을 느끼더라도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대교체에 나서면서 정지석은 고참급 선수가 됐다. 선배로서 남자 배구의 침체기에 책임감을 느낀 그는 "젊은 선수들은 아직 국제 대회를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침체기에 빠진 순간부터 시작을 하게 돼서 미안하다"면서 "국제 대회 출전의 경험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후배들도 국제 대회에서 많은 걸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선수단 연령층이 낮아진 만큼 주장도 정지석보다 1살 어린 황택의(28·KB손해보험)가 맡게 됐다. 이에 정지석은 "옛날에는 (황)택의랑 아이스 박스를 끌면서 분위기를 살펴야 했는데 이젠 많이 변한 것 같다"면서 "택의가 주장이 되니까 진중해진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를 할 때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주장을 한 번 해보고 싶긴 한데 세터가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사인을 주거나 네트를 등지면서 우리를 보는 게 애틋하기도 하고, 열심히 도와줘야겠단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비록 주장은 아니지만 고참인 만큼 후배들을 잘 이끌겠다는 다짐이다.

    눈에 띄는 후배로는 세터 포지션을 맡은 황택의와 김명관(27·현대캐피탈)을 꼽았다. 정지석은 "너무 많아서 한 명만 지목하긴 어렵지만 굳이 꼽자면 세터 선수들을 말하고 싶다"면서 "우리 나라에서 세터를 말하면 (한)선수 형이 대체 불가한 존재지만 그 인식을 벗어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팀 동료이자 최고 세터인 한선수(38·대한항공)는 대표팀의 세대교체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임 감독은 오는 9월 열릴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선수를 비롯한 베테랑들의 추가 발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지석은 "물론 선수 형이 대표팀에 오지 않길 바라는 건 아니다"며 웃은 뒤 "택의는 원래 잘했던 선수고, (김)명관이와 호흡도 생각보다 좋았다"고 후배들을 거듭 칭찬했다.

    1년 간 공백 뒤 대표팀에 돌아온 정지석의 등 번호는 10번에서 8번으로 바뀌어 있었다. 정지석이 자리를 비운 사이 등번호 10번은 나경복(30·KB손해보험)이 차지했다.

    이에 정지석은 "작년에 (나)경복이 형이 전화로 '형이 10번을 쓸게'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때는 내가 대표팀에 가지 못할 줄 알았다"면서 "대표팀에 다시 돌아오니까 경복이 형이 이미 10번을 선점했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만 10번을 쓰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군대에 들어가서 연락을 못했다. 어색하지만 8번을 달고 뛰어야 한다"고 농담 섞인 푸념을 늘어놨다.

    우여곡절 끝에 태극 마크를 달게 된 만큼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정지석은 "태극 마크는 원래 무거웠지만 한 번 실수를 하고 돌아오니 더 조심스럽고 소중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팀에서 우승을 많이 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표팀이라 생각한다"면서 "남자 배구의 부흥을 위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악착 같이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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