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을 가리키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귀국하면서 민주당 내 계파 간 긴장이 흐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잠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공천 룰 정비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을 기점으로 역학관계에 지각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낙연 사실상 정치행보 선언…당분간 '잠행 모드' 이어질듯
유학 생활을 마치고 24일 귀국한 이 전 대표가 사실상 정치행보를 예고하면서 당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귀국길에서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은 고통을 겪으시는데 저만 떨어져 지내서 미안하다"며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점을 미뤄 볼 때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했다는 해석이 많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당분간 '로키(low key)' 행보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자칫 자신의 정치 메시지가 이 대표와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국 순회 강연을 돌며 민심을 살펴볼 계획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전문 분야인 외교 관련 강연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굵직굵직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천 논의·사법리스크 등 뇌관…'이낙연 역할론' 부상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그러나 민주당 내 현안에 따라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이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경우 그에 대한 대안으로 이 전 대표가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최근 첫 발을 뗀 당내 '김은경 혁신위'가 혁신 활동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을 경우 이 대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등을 수습하기 위해 출범한 혁신위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이 대표 체제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 체제로 되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대표 체제 1년이 지났는데 민주당 지지도가 오르기는커녕 도덕적 불감증에 걸렸다는 지적은 굉장히 뼈아픈 얘기"라며 "이에 대한 평가들이 혁신위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자칫 특정 계파에 유리한 방향으로 공천룰이 변경될 경우 계파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지난 20일 이미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체계를 혁파하고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며 공천룰에 손을 대겠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약 친명 지도부에게 유리한 쪽으로 공천룰이 바뀔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이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여전히 복병으로 남아있다. 이 대표는 여전히 대장동 개발비리 관련 배임 혐의와 성남FC 뇌물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백현동 개발사업·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도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에 비명계는 여전히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론하며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