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다음은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2차관 인터뷰 전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선은애> 최근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 안도걸 경제연구소 이사장이 'ABC' 산업을 광주의 미래 먹거리로 제안했습니다. 인공지능, 바이오생명, 고품격 문화관광 산업을 제시한 건데요. 안도걸 전 차관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차관님 안녕하십니까?
◆안도걸>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안도걸입니다.
◇선은애> 먼저 내년도 국가예산편성 문제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내년도 예산편성의 골격을 짜는 국가재정 전략 회의가 개최 예정인데요. 회의 목적과 내용이 무엇인가요?
◆안도걸> 내년도 예산을 짜려면 전체 예산규모와 재원조달방법 즉 세금징수액과 국채발행 조합 그리고 예산의 분야별 부처별 배분에 대한 큰 틀이 필요하겠죠?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모여서 이 틀을 토의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중요한 회의입니다.
◇선은애> 국가예산을 확보해야하는 지방입장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 회의인가요?
◆안도걸> 지자체 입장에서도 내년 자체예산을 편성하는데 토대가 되는 결정들이 이뤄집니다. 먼저 지방세입의 30%를 차지하는 지방교부세가 있는데, 국세의 40%가 자동으로 이전되게 되는데 전략회의에서 내년도 국세규모가 정해지면 내년도 지방교부세수 규모도 자동 결정됩니다.
◇선은애>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이나 세수여건, 그리고 정부의 재정건전성 기조를 보건데 내년은 국가예산 규모 증가 여력이 크지 않을 거 같은데요. 지차체의 국비 확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안도걸> 금년 내년 세수 여건이 안 좋습니다. 금년 4월까지 세금부족액만도 34조원에 달합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유독 강조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 예산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겁니다. 이런 여건 하에서 지자체에서 원하는 신규사업 반영이나 국고보조사업 증액이 어려워집니다. 어느때에 비해 예산 확보에 필요한 논리를 철저히 무장하고 전방위 사업홍보전략을 펼치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선은애> 광주전남 경제의 경우 자영업, 소상공인 비중이 큰데 정부가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역화폐에 대해 국고지원을 전면중단할 전망입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안도걸> 지역상품권은 골목상권, 전통시장 경기를 살리고 돈이 외지로 안 빠지고 그 지방안에서 돌게 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국고지원 중단이 되면 발행량이 줄게될 것입니다. 우리 광주전남권 같이 소상공인. 자영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데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고 정부안에 담지 못해도 국회예산 심의단계에서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은애> 광주의 미래먹거리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번에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ABC' 산업을 내세우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안도걸> AI 빅데이터 혁신적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전환 중에 있습니다. 미·중을 비롯해 이러한 미래첨단산업을 선점하려는 총성없는 전쟁이 일고 있습니다. 이 흐름에 뒤쳐지는 국가나 도시는 생존을 보장받지못합니다. 우리 광주도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산업을 일궈서 이 변혁의 시대에 글로벌 명품도시로 도약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담아 ABC산업 전략을 제시한 겁니다.
◇선은애> 먼저 A, 인공지능산업에 대해서 알아보죠. 광주시가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지정돼 1단계 인공지능 직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그 성과는 어떻게 보시나요?
◆안도걸> 문재인 정부에서 인공지능중심도시로 지정되고 국가에서 인프라 투자가 지속됐습니다. 그결과 오는 10월이면 세계 10위권의 데이터 처리용량을 갖는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한국에 최초로 오픈되는데요. 이미 시험개통된 이 시설을 활용하기 위해 140여개 기업이 수도권에서 광주로 이전하는 지방으로 역류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선은애> 2단계 확장 사업이 국가프로젝트로 지정되는 게 쉽지 않다고 하셨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안도걸> 이 흐름을 확산시켜 AI 글로벌기업과 협력업체들이 광주에서 집적하는 명실상부한 AI 밸리를 만들려면 2단계 확장사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국가투자비만 1단계에 비해 2배에 달하는 등 국가프로젝트화가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광주시민과 산학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2단계사업을 국책사업화해야 합니다.
◇선은애> 광주전남권에서 바이오 산업은 불모지나 다름없는데 광주 동구와 화순을 연결해 바이오 융합벨트로 육성시켜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근거가 있나요?
◆안도걸> 말씀대로 화순에 녹십자백신공장 이외에는 특별한 기업이 없는 것 사실이나 바이오산업분야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동구와 화순지역에는 전남대, 조선대, 기독병원 4개 종합병원이 밀집해있고 여기에 방대한 임상자원과 의료정보가 쌓여있습니다. 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신약이나 의료기기를 개발해야합니다. 그리고 화순백신특구에 조성된 바이오기업 생산지원시설을 활용해 산업화한다면 많은 바이오벤처기업이 창업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습니다. 벌써 희망의 싹이 보이기 시작입니다. 전남대병원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벤처기업만 10개에 달하고 혁신적 항암신약 개발 등 성장잠재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 이 지역을 바이오융합벨트로 지정해서 행정재정지원을 집중한다면 바이오메카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선은애> 문화산업과 관련해서는 예향 광주의 르네상스를 들고 나오셨는데, 종전의 유사한 캐치프레이즈와 뭐가 다른 건가요?
◆안도걸> 먼저 광주 도심을 글로벌 문화관광타운화 하기 위한 청사진과 마스터플랜 수립을 출발점으로 잡은 겁니다. 큰 그림 없이 점만 찍는 사업을 추진해서는 큰 성과를 내기 보기 어렵다는 이제까지의 시행착오를 반영한 겁니다. 프랑스 샹젤리제와 같은 원대한 그림을 그려야합니다. 그 구상하에 랜드마크가 되는 건축물이 축조되고 크고 작은 문화예술 창작과 공연 공간이 곳곳에 자리잡고 여기에 더해 다양한 쇼핑과 레저공간이 들어서야 합니다. 광주 문화의 상징 아시아문화전당을 문화발전소로 전환시켜 나갈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 여기서 젊은이들이 원하는 대중콘텐츠, 이름 그대로 아시아 예술인이 협업해서 다국적 콘텐츠를 쏟아내고 공연무대에 올리면 외지인들과 해외관광객이 공연 소비되는 선순환 생태계를 이루어야합니다. 전당의 운영을 광주시민과 예술인들이 실질적 주인이 되는 구조로 바꿔가야 합니다.
◇선은애> ABC산업 구상이 비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구체화해서 실행되도록 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복안은 있으십니까?
◆안도걸> 우리 연구소에서는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행하기 위한 전략과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예로 AI단지 2단계 사업이 진행되려면 국책사업화 결정이 이뤄져야 하고, 바이오 융합벨트는 법 제·개정이, 광주도심 재창조는 국가차원의 마스터플랜 수립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나면 국가사업화하는 기획과 국비예산을 확보하는 일, 기업을 유치하는 일들이 뒤따라야 합니다. 제가 다양한 공직생활을 통해 체득한 다양한 정책수립과 예산편성 경험을 활용해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선은애>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었습니다.